일상과 기억
럭셔리한 만찬 ㅋㅋ
hunti
2009. 8. 26. 15:41
"여보세요-"
"어디야?"
"이제 지하철 탔는데, 오빠는?"
"광명사거리역 내렸다. 기다려주까?"
"ㅎㅎ 그러든가"
오늘은 일찍 마쳤습니다.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겠네요.
뭘 해먹을까....
아, 그저께 시장에서 산 5천원에 두마리 갈치가 냉동실에 있습니다.
"오늘은 내가 저녁준비를 해 주마 음핫핫-"
......
오늘은 웬일로 싱크대가 깨끗이 비어있네요. 에잇, 잔소리꺼리가 하나 줄어ㅆ...
냉동실에서 갈치를 꺼냅니다.
다는 못먹겠고, 몇동강이만 써야겠습니다.
역시 얼려서 보관하던 대파....
감자도 썰고,
아, 한놈은 잘게 썰어놔야지....
갈치는, 씻어놓은 거라고는 하지만 한번 더 씻고....
근데, 감자가 좀 많지 않냐? 좀 덜어서 다시 냉장고로....
감자 깔고, 고추가루 대애~충
대파 적당~히 털어넣고
예전에 모친 하시던 모양대로 갈치 척척 얹고
조림간장을 한스푼... 두스푼... 세스푼...
좀 많이 넣었나??
마눌! 이만큼 넣으면 되는겨?
.....당연히 마눌도 알 턱이 없지요 ㅡ,.ㅡ
아차차, 물도 좀 넣어줘야지-
얼린 마늘.... 그러고보니,
아유 우리마눌 살림잘하네~ 식재료 정리가 아아주 깔끔해....
대파는... 좀 더 넣을까?? 말까?? 에이 몰라~
그동안 마눌은 그릇 씻어놓고.... 음식물쓰레기 챙기고....
두번째 음식준비 -
이미 갈치뚝배기는 불 위에 올라갔고....
달걀 깨놓고
(어디서 봤다고) 우유 몇방울 섞어넣고
소시지 썰은 거 밀어넣고
감자 썰어놓은 거 밀어넣.... 아차차!!
감자는 아니구나, 다시 건져내야지
힘있게 팍팍팍!!
남은 대파 다 털어넣고 -
웃고 즐기는 동안 뚝배기가 끓네요^^
다른 불 위에서 감자를 볶다가
달걀 풀어넣고
스을 슬 저어주다보니
......
당당히 실패!! 크하핫!! ...흑흑...
하지만 갈치조림은 제법 맛이 납니다.
살짝 뿌린 [다시다] 덕분인가...?
어쨌든 이러구러 저녁상 차려지고....
갈치조림도,
괴작, 소시지감자달걀부침도
상에 올랐습니다.
뭐 완전, 건담 가조립하듯이 대강대애강, 뚝딱뚝딱....
아, 벌겋게 양념묻은 수저를 그대로 밥위에 올린 건
옛날 어머니의 그러하심을 흉내내봄 입니다.
맛나냐? 만들어 주니 자알~ 먹는구나짜시야 -
그래도 후식은 제가 준비하겠다고 마눌이 내놓은 과일 -
동동이 曰, "나는?! 나는?! 내밥은?! 응?!!"
------------------------------------------------------
이른 퇴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생각이 미쳐 오늘은 우리 가족의 저녁상에
카메라 렌즈를 비춰 봤습니다.
세상엔 맛난 음식도,
비싼, 수준높은 음식도 많지만
제게 제일 맛있는 음식은
와이프와 함께 만들어 먹는, 모양새없고 레시피도 불분명한
소박한 저녁밥이네요^^
(나중엔 바뀔래나??)
요즘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는 [럭셔리 디너]들과는 야악간 성격이 다른,
저만의 [초초초럭셔리 디너]였다고나 할까....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
(..... 이런 짓 할 시간에 밀린 건담이나 조립하지.....즐프라....)

![]() ![]() |
DATE: 2009.08.26 - 02:18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