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요즘 시
삼계탕을 먹다가
hunti
2011. 6. 3. 20:59
좀 그만 뜯어라
내 살점
내
살점이었던
생명이었던
코 끝 더운 공기
혀에 감기는 단내에
식도를 그득히 채워 넘기는 포만감까진
그렇다 치더라도
어쩌면
몸 속 돌고 돌아
또다른 생명
그 기적같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씨앗이
될 수 있겠다 치더라도
그리 기 쓰고
훑어낼 것 까지는
검은 뼈 사이사이 벌려 가며
솎아낼 것 까지는
없지 않으냐
한 조각 티끌 정도는
남겨 줘라
내 살점
이 넓은 우주에서
어느 구석 한 줌 의미로 생겨났는지
나도
나를 말할 수는 없다
짧은 햇빛 마흔 아홉 날
숨쉬고
피 돌게 하며
다만 내가 있었음을 증명할
옹색한 증거
어쩌면
그마저 될 수
없을 지도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러하니
손톱만큼 남은
내 그것
그만 좀
발라내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