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i 2010. 9. 17. 17:27


혹여 우리가 숲을 떠나온 것은 아니더냐
키 큰 갈대 사이를 지나
무릎 아래 시린 물살에 몸서리하며
우리는
우리의 숲을 떠나버린 것이냐
되돌아갈 리 없는 이 길
그래,
눈 앞은 또 어떤 숲인가
물길로, 들길로
길은 하염없이 뻗는다
나는 얼마나
많은 숲을 버려왔느냐
내 앞엔
얼마나 숲이 있느냐.
텀벙거리며,
이제야

생각에 잠겨드느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