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옛날 시

차에 받힌 날

hunti 2011. 7. 1. 18:43


태어나서 처음으로 씨발
차에 받혔지
별로 다친 데는 없지만 그래도
넘어지긴 했지
지나가던 사람들
웅성대며 모여들고
씨발 나는 얼른 일어나
괜찮아요
파랗게 질린
프라이드 승용차 문에 대고 말했지
아스팔트에 찍혀
터진 손바닥
몇 방울 피
딱 그만큼
속이 상해올 그 즈음
사람들 흩어지고
차도 떠났지 씨발
돌아오는 버스 안
그래도
눈 앞에 계속 맴도는 건
앞문짝 쥐고 선
운전자 얼굴, 찡그린
괜찮냐는
다친 데 없느냐는 말
한마디도 못할 만큼
구차한
몸사리기
치사함
......

그래서
씨발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