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우리말 뒤적이기

100531 - 왠일? 웬일?

hunti 2010. 6. 1. 13:23


[왠일인지 오늘은 밤이 무서워용~] : 왠일?  웬일?



먼저 ‘왠일’ -
음... 사전에 안뜹니다. 대신 ‘왠지’가 뜨네요.

왠지
  [부사]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왠지는 ‘왜인지’를 줄여 쓴 말이랩니다.  다시 말해
[왜+인지(이+ㄴ지)]로 나뉘니까 [왠]이 독립적으로 쓰일 수는 없는 거.....

그런 이유로 ‘왠~’은 다른 말과 붙어서 쓸 수 없겠네요. 딱 하나,
[왠지]로만 가능하다는......


그럼, ‘웬일’을 검색해 봅시다.
오오, 이건 있네요....

웬일
  [명사] 어찌 된 일. 의외의 뜻을 나타낸다.
   예) 네가 이렇게 일찍 일어나다니, 이게 웬일이냐?

‘웬’은,
  [관형사] 1. 어찌 된.
                 예) 웬 까닭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2. 어떠한.
                 예) 웬 놈이야, 떠드는 놈이?
랍니다 ^^

그래서 ‘웬’과 붙어서 쓸 수 있는 단어는

---------------------------------------------
웬걸
‘웬 것을’이 줄어든 말. 의심·의외·부정의 뜻.
 * 웬걸요, 고마워하기는커녕 화만 내지 뭐예요.

웬만큼
  [부사] 1. 허용되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아니할 만큼. ≒웬만치.
            2. 보통은 넘는 정도로. ≒웬만치.

웬만치
  [부사] =웬만큼.

웬만하다
  [형용사] 1. 정도나 형편이 표준에 가깝거나 그보다 약간 낫다.
                2. 허용되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아니한 상태에 있다.
---------------------------------------------

등이 있답니다.
어쨌든, ‘왠’은 ‘왠지’에만 쓰고 나머지 아리까리한 건 몽창 ‘웬’을 쓰시면
본전은 건집니다 ㅋㅋㅋ



또 한 가지.

이건 다 아실 것 같습니다.  [금세]와 [금새].

금새(X) -----> 금세(O)
----------------------------------------------
금세 [부사]
  지금 바로. ‘금시에’가 줄어든 말로 구어체에서 많이 사용된다.
  예) 소문이 금세 퍼졌다.
      약을 먹은 효과가 금세 나타났다.
      얄팍한 양철 난로는 금세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방 안이 훈훈해졌다.

‘금시(今時)’가 ‘바로 지금’을 뜻하는 명사래요^^


그러다 보니, ‘今’ 자를 쓰는 단어로 [금방]과 [방금]이 있는데요 -

사전상의 뜻으로는

금방 [今方]
  1 =방금 .
  2 =방금 .

방금 [方今]
  [Ⅰ][명사]
    1. 말하고 있는 시점(時點)보다 바로 조금 전. ≒방재(方在).
    2. 말하고 있는 시점과 같은 때. ≒방재(方在).
    3. 말하고 있는 시점부터 바로 조금 후. ≒방장(方將).
  [Ⅱ][부사]
    1. 말하고 있는 시점보다 바로 조금 전에. ≒금방(今方)·방재(方在).
    2. 말하고 있는 시점과 같은 때에. ≒금방·방재(方在).
    3. 말하고 있는 시점부터 바로 조금 후에. ≒방장(方將).

등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데요, 한마디로

‘지금’이나 바로 전/후의 짧은 시간을 이야기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방금]과 [금방]의 의미상 차이가 사전에서는 없는 걸로 나오네요?

사실, 어감에 있어서 야악~간의 차이는 있지요 ㅎㅎ

글자 모양에서 봐도, 방(方)이라는 글자가 하나는 금(今)의 앞에, 다른 하나는 뒤에 달려 있네요.
그럼, 방(方)은 무슨 뜻으로 이해해야 할까.....?  한자의 뜻은,

  1. 모, 네모
  2. 방위(方位), 방향(方向)
  3. 나라, 국가(國家)
  4. 곳, 장소(場所)
  5. 도리(道理), 의리(義理)
  6. 방법(方法), 수단(手段)
  7. 술법(術法), 방술(方術)
  8. 처방, 약방문
  9. 법(法), 규정(規定)
  10. 쪽, 상대방
  11. 목판(木板)
  12. 둘레
  13. 바야흐로, 장차(將次)
  14. (이삭이)패다
  15. 거스르다, 거역하다(拒逆--)
  16. 견주다, 비교하다(比較--)
  17. 나란히 하다
  18. 대등하다(對等--), 동등하다(同等--)
  19. 두루, 널리
  20. 떳떳하다
  21. 모두, 함께
  22. 바르다
  23. 본뜨다, 모방하다(模倣ㆍ摸倣ㆍ摹倣--)
  24. 차지하다
  25. 헐뜯다
  26. 괴물(怪物) (망)             헉헉헉....  이정도인데요..

이 중에서 [13. 바야흐로]의 뜻을 가진다네요 -
그러니까, 무식하게 이야기해서 ‘바야흐로 지금’과 ‘지금 바야흐로’의 차이라는 건데....
(사실 ‘바야흐로’의 뜻도 사전상으로는 ‘이제 한창’, ‘지금 바로’의 뜻이긴 하다는.... 거 참...)
‘바야흐로’를 쉽게 생각해서 영어의 ‘From / to’ 정도로 이해한다면

[금방]은, 今~> = 현재 ~> : 금방(부터) = 지금부터 = from now
[방금]은, ~>今 = ~> 현재 : 방금(까지) = 지금까지 = to[until] now

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로,
[금방]은 현재와 가까운 미래를, [방금]은 현재와 가까운 과거를 언급할 때 쓰시면 된다는.....

  - 방금 먹었다.
  - 아까 방금 뭐라고 그랬니?
  - 방금 해 놓고도 까먹었다.

  - 금방 갈께.
  - 이게 금방이야? 금방 온다더니 왜 이렇게 늦었어?
  - 부지런히 물건을 날랐더니 금방 끝났다.

등으로 말이죠^^  

(근데, 네X버 지X인이 좋긴 좋네요.  사전으로 해결안되는 뉘앙스 문제가 이렇게 해결되어 버리니- )





이번에도 예상 외로 지루한 글이 되었습니다.
뭐 어쨌든, 다들 오늘도 무사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