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우리말 뒤적이기
100608 - 먹거리?
hunti
2010. 6. 9. 03:28
먹거리?
밤 1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오니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본능적으로 뭔가 먹을 거 없나 하고 냉장고 문을 엽니다.
그러고 보면 분명, 먹을 것에 대한 집념(?)은
배 쪽이 아닌 머리쪽에서 발현되는 것 같습니다.
날마다 D-뽐뿌넷에는 각종 프라, IT기기,
그외 잡다구리한 모든 것들이 뽐뿌의 대상으로 올라오는데요,
그 중에도 으뜸은 출출할 때면 찾아오는
[먹거리] 뽐뿌가 아닌가 싶네요 ㅎㅎ
근데, <먹거리>.... 이 말 초큼 수상합니다. 과연 맞는 표현일까요?
검색해 봅니다.
<먹거리>
'먹을거리'의 잘못.
<먹을거리> [명사]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 온갖 것. ≒식물(食物).
<먹거리>가 틀린 말이라는 이유는 아래와 같이 살펴볼 수 있는데요,
먼저, '먹다'의 어원인 '먹'과 '거리'가 바로 결합하는 것이 어법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리> [명사][의존명사]
(명사 뒤에 붙거나 어미 ‘ㄹ/-을’ 뒤에 쓰여) 내용이 될 만한 재료.
이기 때문에,
[먹+을+거리=먹을거리]로 표기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먹(동사 어간) + 을(관형사형 어미) + 거리(의존명사)
의 형태로 엮이는 것이 어법에 맞는 것이고, 이런 낱말을
[통사적 합성어]라고 합니다. (뭐.... 그리 중요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어법을 어기고도 표준말로 인정되는 낱말도 있습니다.
이른바 [비통사적 합성어]......
<뛰놀다> <늦가을> 등이 그 예입니다.
그렇다면, <먹거리>는 왜 비통사적 합성어로 인정하지 않을까....?
<먹거리>는 <먹을거리>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대체할 수 있는 말이 있는데 굳이 어법에 들어맞지 않는 말을 표준어로 인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근데.... 솔직히
<먹거리>는 생활속에서나 각종 미디어에서 너무 흔하게 쓰이는 낱말이라서요....
그리고, <먹거리>와 <먹을거리> 간에는 미묘한 어감의 차이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말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 끼리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또한
죽은 것이 아닌,
항상 변화하고 현재를 반영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이기도 합니다.
조만간
<먹거리>도 표준어로 인정받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1/144 HGUC용 초록색 빔샤벨 부품 하나 걸어도 좋습니다. ㅋㅋ -
어쨌든, 오늘도 여기까지!! 안녕히 주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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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굉장히 늦었습니다.
업무가 초큼 많아서 차분히 검색하고 글 쓸 여유가 없었네요^^
퇴근해서 씻고 컴 앞에 앉았는데,
글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시계를 보니 벌써 3시가 되었습니다. 잘까... 말까....?
하루에 낱말 하나씩이라도 살펴보고, 공유하면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꽤 괜찮은 일이 되겠다 싶어 그냥 시작해 봤는데
역시 [게으름]과 [밑천의 바닥] 문제가 스믈스믈 올라오네요^^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이야기할 거리를 그날 그날의 회원님들 글에서 찾는 것입니다.
[실수나, 틀린 말 집어내기]라기 보다는
그날 눈에 띄는, 애매모호한 낱말을 골라 검색해 보고, 확인해 본 후
편안하게 공유해 보자는 건데요,
사실, 매일 눈에 띄는 낱말을 찾는 것이 초큼 근심스럽다는 거.....
못찾을까봐.....
아무래도 제가 지력이 부족하니까요^^
아마도 곧 밑천이 바닥날 것 같다는 불안감이......
그래서, 대안으로
게시판에서 뭔가 "꺼리"를 찾지 못한 날엔 돌아다니는 여러 자료들 중에서
재미난 낱말을 골라 공유할 예정입니다.
물론, 제가 추가로 찾아보고, 이해한 부분이 더해질 거고요 -
소스는 주로 국어관련 기관의 홈페이지들이 될 것 같습니다.
한순간에 큰 빛을 발하기보다는 꾸준하게 작은 빛이라도 낼 수 있는,
아 제발, 저도 좀
끈기있고 아름다운 미청년이 되어보자는 겁니다, 목표가 -
각설하고, 어쨌든간에 모두들 즐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