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월, 화요일 이틀간 업무관계로 강진을 다녀왔습니다.

이전에도
몇 번을 와본 터라 별 새로울 것은 없었습니다.
군청에 들러 업무관계자 만나보고,
학예연구실에서 그동안 모인 전시 유물들 정리, 확인에
필요한 부분 촬영해 놓고
그 다음에
공간구성 방향 조정, 일정, 추가 요청사항과
자잘한 협의들,
그리고, 소소한 업무관련 정보 수집....

일기예보에서, 급 추위가 올거라고 하도 떠들어 대서
나름 두툼하게 입고 내려왔는데
남도의 볕은 생각보다 훨씬 따스했습니다.
수도권에만 초점을 맞춘 중앙집권식 방송 -
일기예보를 보면 한국엔 서울과 경기도만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첫날 오후에 학예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모텔방에서 업무는 대충 마무리.
이어 오전에 군청 사무실에서 업무협의를 하고 나니
10시 30분이 약간 넘은 시각 -
공식 일정이 일찍 끝나 버렸습니다.

하지만 조금 기다렸다가 같이 점심을 먹고 강진의 주변을 돌아보자는 말에
하릴없이 서류가방을 내려 놓습니다.
조금은 가볍고, 무료한 시간.
문학관 예정부지와, 그 바로 곁의 영랑생가를 스을 슬 돌아보기로 합니다. 물론,
몇 번을 돌아본 곳이지만



심드렁한 제 발걸음과는 달리

화창한 초겨울 오전의 햇살이 너무


아릿, 했습니다......










 돌길을 따라 발을 옮기면 싸리문이 보이고, 그 문을 들어서면


 어디선가 본 듯한, 항상 그런 느낌으로 뇌리를 때리는 풍경이 드러납니다.


 옆으로 눈길을 돌리면 바랜 빛의 돌담.


 훌쩍 키가 큰 나무 꼭대기에는 약속한 듯 새둥우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위로 된 시비가 이곳이 시인 영랑의 공간임을 말합니다.


 안채로 드는 길을 밟습니다.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섬돌과, 어둔 마루 밑, 황토바른 아궁이.....



 한켠에 각각의 빛깔로 자리잡은 항아리들




 고개를 들면 지붕 너머 대숲.



 햇빛에 타들어갈 듯 노란 빛을 하고 있는 초가 지붕



 계절을 잊은 동백


 이끼와


 덩굴


 물기빠진 나무 문짝과


 어설프게 다물어진 창호 문



 마당 한켠의 모란은 내년 4월이나 되어야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말 즈음이면 담장 너머로 들어설 문학관 부지
 뭐 지금은 때묻은 아파트가 보이지만.....







오전 한때를 혼자 무게잡고 산책하며,
왜 제대로 된 카메라를 챙기지 않았을까 후회했습니다.  하긴,
똑딱이로 찍으나 데세랄로 찍으나 차이도 없을 발찍사이긴 하지만 말이지요  ^^;;





아.... 이제 다시 문서작업해야지.....  즐업무....




Posted by hu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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