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을 관람했습니다. 영어 제목은 패러사이트Parasite.
어원으로 따져 보면 먹을 것(sit) 옆(para-)에서 알짱거리며 넘보는 놈... 정도로 읽히네요.
옆에 찌질하게 비비고 있는 놈,
옆에 딱 붙어 먹을 것을 뺏어 먹는 놈, 나쁜 놈~
어쨌든 그런 군상들이 나온다는 이 영화를 한 번 봐 봤습니다 ㅎㅎ
영화를 볼 때 은연중 이런 기대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편적인 줄거리, 또는 모티브만 보고서 '이 영화는 아마 줄거리가 이러이러하게 흘러갈 것이다' 하고 결말을 앞서서 가늠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전 이번 영화를 보기 전에 '기생충'이라는 다소 강한 어조의 제목을 접하고는,
당연히 포스터 속 송강호의 가족이 예의 기생충 역할을 맡게 될 것이고, 그 반대편에 부유층 가족이 자리할 테니 이 영화의 결말은
'알고 보니 너도 나도 송강호도 이선균도 다아 기생충 같은 인간임 ㅋ'
하는 이야기로 흐를 것이라 내심 기대했습니다. 서로 니가 맞느니 내가 맞느니 엎치락뒤치락....
그래야 (저를 포함한) 다종다층의, 아주 약간이라도 기생충스러운 면모를 숨긴 관객들 대부분이 일종의 면죄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
그러하다고 봤을 때,
일반적으로 영화의 줄거리가 내심 기대하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 관객은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악인이 두루뭉술하게 벌을 피하고 화살을 비껴가면,
선남선녀가 뜨거운 키스와, 이어지는 합방의 대단원을 보여주지 않고 뜨뜻미지근하게 마무리를 지어 버리면,
당연히 나와야 할 결말을 기대하던 대부분의 관객은 약간의, 미미한, 짭조름한 입맛을 다시며 애초에 가졌던 지지를 천천히 거둬 들입니다. 빈정상한 거지 -
물론 저도 비슷했습니다. 내가 대충 짜 놓은 시놉에서 벗어나 버리면 난 과연 이 영화를 지지할 것인가, 빈정상해 할 것인가 -
'기생충'이라는 콘트라스트 높은 표제가 뜨뜻미지근한 말장난이 된다 싶으면 과연 난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
그리고는, 영화를 다 봤습니다.
아..... 제가 짜 놓은 시놉이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 내가 생각했던 줄거리가 이게 아닌데....
이제 결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영화를 지지할 것인가, 빈정상해 할 것인가.
상영관을 나서고, 일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며, 시장통 골목으로 들어서며, 아줌마 좁은 길목에 그렇게 카트 대 놓고 서 계시면 사람 못지나가잖아요 참견하면서, 배가 별로 안고픈데 점심 뭐 먹나 와이프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전 고민했습니다.
영화가, 그리 간단하게 선을 딱 그을 수 있게 만들어진 게 아닌 거였습니다. 다시 말해
사타구니 사이를 탁 치고 지나가는 그 뭔가가 있어서 거기에 대꾸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인.....
그래서 지금부터
그, 부랄 탁,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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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 극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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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책임 있게 스크롤 내려 줬으니 이후 일어나는 모든 일의 책임은 금도끼은도끼쇠도끼 다아 당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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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등장인물
대만카스테라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현재는 '어디에 빌붙어 살까', '어떻게 말로 잘 때우고 넘어갈까'에 골몰하는 중인 아버지(송강호)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너무 현실적인, 내 절친을 극렬 개신교도로 만들어버린 사진으로만 본 친구 와이프와 닮은 얼굴의 와이프(장혜진)
선과 악이 묘하게 공존하는, 특별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함에도 결국 어쩔 수 없는 군상의 모습을 보이게 되는 큰아들(최우식)
머리 긴 모습은 잘 매치가 안되는, 변기 위에서 담배 빼어물 때 초큼 세크시했던, 김고은 닮을 수 밖에 없는 작은 딸(박소담)
그리고,
가진 자의 스테레오타입을 여실히 보여 주는, 하긴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었겠냐 싶은 주인집 아저씨(이선균)
약간 신경질적인 이미지의 이선균과 매치되어 묘한 균형을 이루는, 이번에도 또 벗는 주인집 마나님(조여정)
전형적인 부잣집 딸내미인데 그게 다인 딸(이름모름)
저택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외부에서 지켜보는 나름의 관찰자...임에도 정작 뭔가 하는 것은 없는 어린 아들(이름모름)
그리고,
오올...... 둥글둥글한 얼굴 속에 아슬아슬한 마성이 숨어 있는, 그래도 죽어야 이야기가 확 사는 전임 가정부(이정은)
으음...... 리스펙..... 전임 가정부 남편(이름모름)
끝으로
"잘생김" 찬조출연 박서준 -
2. 이야기
다들 알다시피, 송강호 가족이 이른바 기생충 역으로 등장합니다.
고액과외로, 미술 심리치료사로, 운전기사로, 그리고 새로운 가정부로 가족들은 이선균 가족의 가정에 하나 둘씩 자리를 잡습니다.
이렇게 극적 갈등에 필요한 기본 세팅이 완료되고, 이제 두 가족 간의 대립을 촉발할 장치들이 하나씩 작동할 차례 -
송강호 가족과 이선균 가족의 예상 가능한 갈등 구조는 비오는 어느 날 저녁, 누명을 쓰고 쫓겨난 전임 가정부의 재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숙주-기생충]의 이원적 구조가 [숙주-기생충1-기생충2]라는 송강호 가족과 전임가정부 부부의 갈등 양상으로 옮아 가면서 가지를 뻗고, 뒤섞이고, 비틀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계급의 상층부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집주인 가족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송강호 일가에게 하나씩 내어줍니다.
(최우식은 과외 학생과 이미 딥한 키스를 주고 받으며, 박소담은 집주인 아들을 시종 자신의 무릎에 앉혀서 암묵적으로 지배합니다.)
그러나 또한 송강호 가족은 새롭게 발견된 지하실의 부부에게 발목이 잡혀 전전긍긍하고,
이 부부는 집주인 가족에게 존경과 헌사를 바치며 스스로 계급 구조의 아래로 자리잡습니다.
이렇게, 건물 속 한정된 공간 속에서 세 가족은 서로 물고 물리는 기이한 소극을 연출하는데요.....
이쯤에서 짚어 봐야 할 것.
과연 이 소극에서 정말 기생충은 누구이고, 숙주는 누구인 것일까요?
정말 쉽게 도식적으로, 숙주는 이선균 가족에 1번 기생충은 송강호, 2번 기생충은 지하실 부부....?
저는 그들이 머무르고 소비하며, 그들의 권력이 구체화하는, 그리고 욕망을 품기 시작하는 그 지점, 그 공간에 주목합니다.
영화에는 멋진 저택이 등장합니다. 남궁현.....뭐시기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집이라고 소개되는데요,
(감독이 인물들의 입을 빌어 자꾸 강조를 하네??)
그러니까 이선균 가족이 이 집을 사서 들어온 셈이 됩니다.
그리고, 집 구조를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지하실이 있는지도 모르죠. 왜?
원래의 소유자가 아니니까. 말하자면 인물이 공간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 불완전한 결합의 관계입니다.
마치, 이 집에 '기생'하고 있는 듯이 말이죠.
이 '집'에 기생하며, 욕망을 드러내는 여러 가족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습니다.
가족끼리 모여 앉아 양주를 마시며 (송강호 가족)
지하실에서 올라와 밝은 햇살 아래 기지개를 켜며 (지하실 부부)
소파에 나란히 누워 야한 분위기 살리며 (집주인 부부)
그들은 공통적으로 이 집을 향유하고, 감상하며, 즐깁니다. 그리고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3. 거대한 숙주, 집
; 누구도 밀어내지 않는, 그러나 누구도 온전히 받아들여 주지 않는.
집은 거기에 그대로 있는데, 그 속에 기생하는 인물들은 충돌하고, 갈등하며, 상처입습니다.
소소하거나, 우스꽝스러운 그 이야기들은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깊은 상처를 드러내는데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 아슬아슬한 기생 생활의 위기를 무사히 넘긴 송강호 가족이 그들의 진짜 집으로 돌아오는 씬, 그들의 허름하지만 나름 뒷배가 되어 주던 반지하방은 폭우로 인해 한순간에 존재성을 상실해 버리고, 가족은 혼돈과 절망에 사로잡혀 버립니다.
불안하게 지속되어 오던 그들의 기생-꿈과도 같았던-이 참혹한 현실과 맞닥뜨리는 순간, 감추고 싶었던 그들의 민낯은 물에 둥둥 뜬 가재도구로, 울컥거리는 변기의 역류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들이 꾸던 꿈과 현실의 괴리는 그만큼이나 깊고 컸습니다.
지하실의 남편은 스스로 머리를 벽에 부딪치며 스스로 만들어 낸 신화에 리스펙!을 외치고
머리를 다친 아내는 서서히 정신을 잃어 갑니다.
이선균은,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꼬이고 잘못되었는지 미처 알지도 못한 채 가슴에 칼을 맞고 밝은 햇빛 아래 쓰러집니다.
집은, 그들에게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그들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고 그저 주변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도록 내버려 둡니다.
너무나 밝은, 그만큼 잔인한 햇빛 아래 말이죠.
. . . . . . . . . .
그들이 나눠 가지던, 또는 가지려 투쟁하던 그 집은 우여곡절을 거쳐 끝내 송강호가 차지했습니다.
다만 지하실 한 구석에 갇힌 채 말입니다. 또 하나의 기생의 형태인 것이죠.
물론, 그 누구도 그러한 숙주-집-를 온전히 소유하지 못합니다. 새로 이사를 온 물정 모르는 새 집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일년의 대부분을 집 밖에서 보낸다는 설정입니다. 집을 이해하지도, 즐기는 것을 시도할 기회도 없이.
마지막 장면.
아들(최우식)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며 그의 계획이 성공한 것 같은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는 돈을 벌었고, 그 집을 샀으며, 아버지를 지상으로 불러옵니다.
그리고는 한순간, 집을 완전히 소유하는 그의 판타지는 사라져 버리고 여전히 어두컴컴한 반지하 방, 그가 바라보는 것은 여전한 창 밖 누추한 거리일 뿐입니다.
감독은 어떤 방법으로도 '기생'을 벗어날 수 없는, 누구에게도 그런 결말을 허락하지 않는 혹독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그들은 기생하고,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힘에 부치는 미래를 꿈꿀 뿐입니다.
또한 여전히 숨고, 피해 다니고, 비켜설 지
모르겠습니다.
1-1. 다시 등장인물
송강호 - 이영돈나빠요엉엉
장혜진 - 내친구 돌려내라 이 마구니야
최우식 - 돈 많이 벌겠다고? 음... 일단 해보고 얘기하자
박소담 - 김고은.... 인가??
이선균 - 냄새가 뭣이 중헌디?? 응??
조여정 - 또 벗ㄴ......
첫째딸 - 차기 캐스팅은 얼굴빨로....
어린아들 - 판만 깔고 가냐??
이정은 - 오올..... 오올.....
지하실남편 - 으음...... 음.......
박서준 - 잘생김 찬조출연임. 정말.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