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때 미팅

일상과 기억 2009. 11. 17. 15:08


또 보고차 해남에 왔습니다.

오늘은 일찍 숙소 잡았습니다.

해남 인근에서 제일 시설 괜찮다는 [피X노 모텔].

아이 좋아라..... 쳇!




----------------------------------------------------------------------




에...... 저는 미팅을 거의 못해봤습니다.

친구들이 항상,

"니는 있다아이가" 하면서

저를 제외했기 때문에(!).

사실 저도 사귀는 애는 없었거든요.

뭐, 걔네들이 저 좋아서 쫓아다닌 거지

제가 뭐, 뭐,

마음 준 것도 아니니까...

하긴 그놈의 인기란 게 뭔지 그 시절엔

주변에 여자 끊일 날이 없었더랬지요.  진짜.

어쨌든,




고 1 때에 정말 간만에 미팅을 해 봤습니다.

땜빵으로.



휴일 점심때, 갑자기 친구놈이 전화해서는

대청공원으로 나오라고 -

'어허, 이 사람이...' 하며 못이기는 척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어허.......

상대측은,

바이킹 달밤....

(그당시 부산에, 바닷가에 있던 어느 학교를 저희들은 '바이킹'이라 불렀습니다)
('달밤'은 뭐.... 야간학교를 낮춰 부르는 말이었고....)

어쨌든,

"에이, 뭐어야-"  하면서도

일단 '공부만 하는' 애들이 아니란 점에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기대감.....










여자애들, 왔습니다.



강하게들 생겼습니다.

쌍쌍으로 찢겼습니다.

제 파트너, 더 강하게 생겼습니다.

전교 2통이랩니다.


.........



저 좋답니다.....





도대체왜저는이런무서운애들이따라다니는겁니까학교까지찾아오는스토커가있지를않나자기태권도공인3단이라며"나너좋으니까사귈래말래"하는애가있지를않나이번엔무림계를휘어잡는여전사라니..........




애가, 저 깊은 눈화장 속에 도대체 어떤 민낯이 숨어있는지 모를 정도로

참 어른스러웠습니다.

때릴까 봐

"우리 애프터는 없는거지?"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몇 주 후 대망의 학예전 기간,

예의 짙은 눈화장 바람으로 문예부 행사장에 쳐들어온 그애를

피할 수도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글씨보다 오자, 탈자가 더 많은 카드를 차마

거절할 수도 없었습니다.

................



다행스럽게도,

우려했던 뭐, [육탄공세]나 [폭력행사] 같은 건 없이

일방적 로맨스(?)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냥 조용히 사그러졌습니다.


한참 후 들려오는 풍문엔

학교를 접고

어디 저어 먼 지방으로 떠나버렸다고....

솔직히 더이상 귀찮은 일은 없어져서 다행스러웠지만

한편으로,

정해진 시나리오처럼 학창시절을 마감한 그 애에 대한 짠한 마음이랄까...

뭐 그런 게 한참 남아있었더랬지요.





이젠.....



이런 당황스런 이야깃거리도 더이상

생겨나지 않을 나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정작 생긴다면 더욱 곤란한 일이겠지요^^




뭐 그렇다구연 ㅋㅋ

(어우, 오늘은 일찍 자야지....)





요약 :
  - 해남 또 왔어요 ㅠㅠ
  - 전교2통녀에게 찍혀봤어요
  - 이제 좋은 시절 다 갔어요엉엉 -







Posted by hunt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