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술을 마십니다. 직장 상사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용담과,
오백씨씨 맥주잔을 타고 내리는 물방울들.
술에 취해 점점 고꾸라지는 고개를 바로잡으며,
내일도 정시출근이 예정되어있는 지랄맞은 일상에
들이키는 모금만큼
입으로 옮기는 마른 안주만큼
아무도 모를 진저리를 칩니다.
내게 맞지않아 보이는 직업,
계속 어려워져만 가는 관계들.
비는 내리고,
맥주잔은 계속 비워집니다.
고꾸라져 가는
처져가는
빌어먹을
고개
빳빳이 들고 있어야 옳을 고개는
왜 자꾸
떨어져 내리는 걸까.
마냥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들.
말라붙어가는 안주들.
아,
내일은 해가 떠 줄까요.
내일은
이 질긴 잠에서 께어날 수 있는 걸까요.
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