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감상질'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9.06.10 (스포) 기생충 감상
  2. 2013.03.14 [영화] 맛나 보이는 라면(라멘?)
  3. 2012.03.12 러브픽션
  4. 2011.07.17 [테레비] '코리아 갓 탤런트' 봤심 -
  5. 2011.06.20 수퍼에이트
  6. 2011.04.11 내 이름은 칸
  7. 2011.03.04 만추
  8. 2011.01.02 영화 "황해"
  9. 2010.05.31 M본부 사극 [킴수로]
  10. 2010.05.24 [애니] 드래곤 길들이기

 

기생충.
을 관람했습니다. 영어 제목은 패러사이트Parasite.
어원으로 따져 보면 먹을 것(sit) 옆(para-)에서 알짱거리며 넘보는 놈... 정도로 읽히네요.
옆에 찌질하게 비비고 있는 놈,
옆에 딱 붙어 먹을 것을 뺏어 먹는 놈, 나쁜 놈~

어쨌든 그런 군상들이 나온다는 이 영화를 한 번 봐 봤습니다 ㅎㅎ

영화를 볼 때 은연중 이런 기대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편적인 줄거리, 또는 모티브만 보고서 '이 영화는 아마 줄거리가 이러이러하게 흘러갈 것이다' 하고 결말을 앞서서 가늠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전 이번 영화를 보기 전에 '기생충'이라는 다소 강한 어조의 제목을 접하고는,
당연히 포스터 속 송강호의 가족이 예의 기생충 역할을 맡게 될 것이고, 그 반대편에 부유층 가족이 자리할 테니 이 영화의 결말은
'알고 보니 너도 나도 송강호도 이선균도 다아 기생충 같은 인간임 ㅋ'
하는 이야기로 흐를 것이라 내심 기대했습니다. 서로 니가 맞느니 내가 맞느니 엎치락뒤치락....
그래야 (저를 포함한) 다종다층의, 아주 약간이라도 기생충스러운 면모를 숨긴 관객들 대부분이 일종의 면죄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

그러하다고 봤을 때,

일반적으로 영화의 줄거리가 내심 기대하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 관객은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악인이 두루뭉술하게 벌을 피하고 화살을 비껴가면,
선남선녀가 뜨거운 키스와, 이어지는 합방의 대단원을 보여주지 않고 뜨뜻미지근하게 마무리를 지어 버리면,
당연히 나와야 할 결말을 기대하던 대부분의 관객은 약간의, 미미한, 짭조름한 입맛을 다시며 애초에 가졌던 지지를 천천히 거둬 들입니다. 빈정상한 거지 -

물론 저도 비슷했습니다. 내가 대충 짜 놓은 시놉에서 벗어나 버리면 난 과연 이 영화를 지지할 것인가, 빈정상해 할 것인가 -
'기생충'이라는 콘트라스트 높은 표제가 뜨뜻미지근한 말장난이 된다 싶으면 과연 난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

그리고는, 영화를 다 봤습니다.
아..... 제가 짜 놓은 시놉이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 내가 생각했던 줄거리가 이게 아닌데....

이제 결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영화를 지지할 것인가, 빈정상해 할 것인가.
상영관을 나서고, 일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며, 시장통 골목으로 들어서며, 아줌마 좁은 길목에 그렇게 카트 대 놓고 서 계시면 사람 못지나가잖아요 참견하면서, 배가 별로 안고픈데 점심 뭐 먹나 와이프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전 고민했습니다.

영화가, 그리 간단하게 선을 딱 그을 수 있게 만들어진 게 아닌 거였습니다. 다시 말해
사타구니 사이를 탁 치고 지나가는 그 뭔가가 있어서 거기에 대꾸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인.....
그래서 지금부터
그, 부랄 탁,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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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 극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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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책임 있게 스크롤 내려 줬으니 이후 일어나는 모든 일의 책임은 금도끼은도끼쇠도끼 다아 당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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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등장인물

대만카스테라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현재는 '어디에 빌붙어 살까', '어떻게 말로 잘 때우고 넘어갈까'에 골몰하는 중인 아버지(송강호)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너무 현실적인, 내 절친을 극렬 개신교도로 만들어버린 사진으로만 본 친구 와이프와 닮은 얼굴의 와이프(장혜진)

선과 악이 묘하게 공존하는, 특별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함에도 결국 어쩔 수 없는 군상의 모습을 보이게 되는 큰아들(최우식)

머리 긴 모습은 잘 매치가 안되는, 변기 위에서 담배 빼어물 때 초큼 세크시했던, 김고은 닮을 수 밖에 없는 작은 딸(박소담)

그리고,

가진 자의 스테레오타입을 여실히 보여 주는, 하긴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었겠냐 싶은 주인집 아저씨(이선균)

약간 신경질적인 이미지의 이선균과 매치되어 묘한 균형을 이루는, 이번에도 또 벗는 주인집 마나님(조여정)

전형적인 부잣집 딸내미인데 그게 다인 딸(이름모름)

저택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외부에서 지켜보는 나름의 관찰자...임에도 정작 뭔가 하는 것은 없는 어린 아들(이름모름)

그리고,

오올...... 둥글둥글한 얼굴 속에 아슬아슬한 마성이 숨어 있는, 그래도 죽어야 이야기가 확 사는 전임 가정부(이정은)

으음...... 리스펙..... 전임 가정부 남편(이름모름)

끝으로

"잘생김" 찬조출연 박서준 -


2. 이야기

다들 알다시피, 송강호 가족이 이른바 기생충 역으로 등장합니다.
고액과외로, 미술 심리치료사로, 운전기사로, 그리고 새로운 가정부로 가족들은 이선균 가족의 가정에 하나 둘씩 자리를 잡습니다.
이렇게 극적 갈등에 필요한 기본 세팅이 완료되고, 이제 두 가족 간의 대립을 촉발할 장치들이 하나씩 작동할 차례 -
송강호 가족과 이선균 가족의 예상 가능한 갈등 구조는 비오는 어느 날 저녁, 누명을 쓰고 쫓겨난 전임 가정부의 재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숙주-기생충]의 이원적 구조가 [숙주-기생충1-기생충2]라는 송강호 가족과 전임가정부 부부의 갈등 양상으로 옮아 가면서 가지를 뻗고, 뒤섞이고, 비틀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계급의 상층부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집주인 가족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송강호 일가에게 하나씩 내어줍니다.
(최우식은 과외 학생과 이미 딥한 키스를 주고 받으며, 박소담은 집주인 아들을 시종 자신의 무릎에 앉혀서 암묵적으로 지배합니다.)
그러나 또한 송강호 가족은 새롭게 발견된 지하실의 부부에게 발목이 잡혀 전전긍긍하고,
이 부부는 집주인 가족에게 존경과 헌사를 바치며 스스로 계급 구조의 아래로 자리잡습니다.
이렇게, 건물 속 한정된 공간 속에서 세 가족은 서로 물고 물리는 기이한 소극을 연출하는데요.....

이쯤에서 짚어 봐야 할 것.
과연 이 소극에서 정말 기생충은 누구이고, 숙주는 누구인 것일까요?
정말 쉽게 도식적으로, 숙주는 이선균 가족에 1번 기생충은 송강호, 2번 기생충은 지하실 부부....?
저는 그들이 머무르고 소비하며, 그들의 권력이 구체화하는, 그리고 욕망을 품기 시작하는 그 지점, 그 공간에 주목합니다.

영화에는 멋진 저택이 등장합니다. 남궁현.....뭐시기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집이라고 소개되는데요,
(감독이 인물들의 입을 빌어 자꾸 강조를 하네??)
그러니까 이선균 가족이 이 집을 사서 들어온 셈이 됩니다.
그리고, 집 구조를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지하실이 있는지도 모르죠. 왜?
원래의 소유자가 아니니까. 말하자면 인물이 공간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 불완전한 결합의 관계입니다.
마치, 이 집에 '기생'하고 있는 듯이 말이죠.

이 '집'에 기생하며, 욕망을 드러내는 여러 가족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습니다.
가족끼리 모여 앉아 양주를 마시며 (송강호 가족)
지하실에서 올라와 밝은 햇살 아래 기지개를 켜며 (지하실 부부)
소파에 나란히 누워 야한 분위기 살리며 (집주인 부부)
그들은 공통적으로 이 집을 향유하고, 감상하며, 즐깁니다. 그리고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3. 거대한 숙주, 집
; 누구도 밀어내지 않는, 그러나 누구도 온전히 받아들여 주지 않는.

집은 거기에 그대로 있는데, 그 속에 기생하는 인물들은 충돌하고, 갈등하며, 상처입습니다.
소소하거나, 우스꽝스러운 그 이야기들은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깊은 상처를 드러내는데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 아슬아슬한 기생 생활의 위기를 무사히 넘긴 송강호 가족이 그들의 진짜 집으로 돌아오는 씬, 그들의 허름하지만 나름 뒷배가 되어 주던 반지하방은 폭우로 인해 한순간에 존재성을 상실해 버리고, 가족은 혼돈과 절망에 사로잡혀 버립니다.
불안하게 지속되어 오던 그들의 기생-꿈과도 같았던-이 참혹한 현실과 맞닥뜨리는 순간, 감추고 싶었던 그들의 민낯은 물에 둥둥 뜬 가재도구로, 울컥거리는 변기의 역류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들이 꾸던 꿈과 현실의 괴리는 그만큼이나 깊고 컸습니다.

지하실의 남편은 스스로 머리를 벽에 부딪치며 스스로 만들어 낸 신화에 리스펙!을 외치고
머리를 다친 아내는 서서히 정신을 잃어 갑니다.

이선균은,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꼬이고 잘못되었는지 미처 알지도 못한 채 가슴에 칼을 맞고 밝은 햇빛 아래 쓰러집니다.

집은, 그들에게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그들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고 그저 주변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도록 내버려 둡니다.
너무나 밝은, 그만큼 잔인한 햇빛 아래 말이죠.

. . . . . . . . . .

그들이 나눠 가지던, 또는 가지려 투쟁하던 그 집은 우여곡절을 거쳐 끝내 송강호가 차지했습니다.
다만 지하실 한 구석에 갇힌 채 말입니다. 또 하나의 기생의 형태인 것이죠.
물론, 그 누구도 그러한 숙주-집-를 온전히 소유하지 못합니다. 새로 이사를 온 물정 모르는 새 집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일년의 대부분을 집 밖에서 보낸다는 설정입니다. 집을 이해하지도, 즐기는 것을 시도할 기회도 없이.

마지막 장면.
아들(최우식)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며 그의 계획이 성공한 것 같은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는 돈을 벌었고, 그 집을 샀으며, 아버지를 지상으로 불러옵니다.
그리고는 한순간, 집을 완전히 소유하는 그의 판타지는 사라져 버리고 여전히 어두컴컴한 반지하 방, 그가 바라보는 것은 여전한 창 밖 누추한 거리일 뿐입니다.
감독은 어떤 방법으로도 '기생'을 벗어날 수 없는, 누구에게도 그런 결말을 허락하지 않는 혹독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그들은 기생하고,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힘에 부치는 미래를 꿈꿀 뿐입니다.
또한 여전히 숨고, 피해 다니고, 비켜설 지

모르겠습니다.

 


1-1. 다시 등장인물

송강호 - 이영돈나빠요엉엉
장혜진 - 내친구 돌려내라 이 마구니야
최우식 - 돈 많이 벌겠다고? 음... 일단 해보고 얘기하자
박소담 - 김고은.... 인가??
이선균 - 냄새가 뭣이 중헌디?? 응??
조여정 - 또 벗ㄴ......
첫째딸 - 차기 캐스팅은 얼굴빨로....
어린아들 - 판만 깔고 가냐??
이정은 - 오올..... 오올.....
지하실남편 - 으음...... 음.......
박서준 - 잘생김 찬조출연임. 정말.

 

끗.

 

 

 

Posted by hunti
,



어떤 펌기사글을 쓰려고 인터넷 뒤지다가 다시 찾아보게 된 영화인데요,
오랜만에 다시 보니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제목은 [스키야키]라고, 감방에 있는 죄수들이 음식과 관련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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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가늘게 채썬 양배추를 담고


 그 위에 알맞게 익은 인스턴트 라면을 붓습니다.


 쪽파를 잘게 다져 라면 위에 듬뿍 얹고


 마늘을 넣은 파가루를 토핑 -


 다시 그 위에 펄펄 끓는 파기름을 뿌리면 완성! 이라고 합니다.


 멍하게 바라보는 남자와


 젓가락을 놓아 주고 시크하게 돌아서는 여자


 정신없이 흡입하는 (좀 없어보이는) 남자


 한편에서 그윽하게 바라보는 여자 -



화면은 여기까지인데요,
계속 보다보니 왠지 라면보다 여자가 더 끌리......



뭐, 그렇습니다 ㅋㅋ




Posted by hunti
,

러브픽션

취미/감상질 2012. 3. 12. 00:47








[러브픽션]을 봤습니다.
토요일 오후와 저녁은 때아닌 회의로 다 날려먹고,
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와이프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영화는, 꽤 재밌습니다^^
찌질한 남자의 사랑이야긴데, 스토리전개나 장면연출이나 연기력이나 다 꽤 괜찮아서
두 시간 좀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게 흘러갑니다.
별 큰 사건도 없는 [사랑이야기]인데도 말이죠.

감독은 전계수 라는 사람인데요,

예전에, 기억나실지.....




이 영화, [삼거리극장]이라고 -
제목 그대로 ‘삼거리극장’을 배경으로 귀신들과 사람들이 짬뽕이 되어서 펼치는 괴기스런 판타지 소동극.

이 영화에서 감독은 미칠 듯한 끼를 발산하는데요, 그로 인해서 (오히려) 영화는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우호적인 평단과 환호하는 매니아층에도 불구하고 대중으로부터는 환영받지 못하는....
(실제 극장에 걸렸던 기간도 아아주 짧습니다 흑흑-)

어쨌든!! 감독은 그때의 끼를 이번 [러브픽션]에서 상당부분 다시 발휘하는 듯 합니다.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고 절제와 과장이 뒤섞이고 이성과 감성이 줄타기를 하고 또.... 뭐있나...

아, 쉴새없이 수면 위로, 수면 아래로 흐르는 음악이 있네요. 
영화는 열심히 배경음악을 깔고 진행됩니다. 
원래 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배경음악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종종 음악을 인식하게 되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그러다가, (못참겠다는 듯이) 음악은 수면 위로 불쑥 솟아서 배우들의 입으로, 극중의 뮤직으로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이런 느낌을 받은 영화가 있네요.




(아직 이름 기억하고 있네요 ㅎㅎ)
에밀 쿠스투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당시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요,
영화 내내 신나는 음악이 흐릅니다.  쿵짜자작착 쿵짜자작착 쿵짜자작착 -
처음엔 음악이 귀를 툭툭 건드리는 듯한 이질감을 느끼는데 어느 순간 심장박동이 음악의 리듬과 맞춰져서
영화 끝날 때까지 같이 쿵짜자작착 하면서 휘돌아가는 경험을 했습죠^^

다시 돌아가서, 뭐 어쨌든간에 -

이렇게, 감독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브픽션]이 전작과 다른 점은
이 모든 요소들이 내러티브 속에서 아주 ‘적절~히’, 그리고 ‘그럴 듯~ 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데뷔작에서 선을 넘는 끼를 발산했다가 왕창 깨지고, 심기일전해서 관객층과의 호흡 맞추기에 성공한 예는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그랬고, 박찬욱 감독도 그랬고.....
(박 감독의 [달은... 해가 꾸는 꿈] 보셨나요?  죽여요 아주 ㅋㅋㅋ)

이 영화가 중심을 잡고 관객과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었던 데는
배우들의 만만찮은 내공이 한몫을 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의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호연이 있었고


이 사람들의 적절한 뒷받침도 참 좋았습니다.


특히,



이 사람은 능글맞을 정도로 물오른 감각을 자랑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








“이 사람, 진짜 머리가 크긴 크구나!!!”

키가, 184cm랩니다.  그렇게 안보이지 않습니까? 
머리가 너무 커 놓으니까 비율상 184cm 만큼의 부피감이 도저히 안난다는 거.....

이번 영화에서는 왠지 저 머리가 더욱더욱 더 커 보이는 장면들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감독이 안티인가.....?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보니,

헉, 더 이상 쓸 말이 생각 안나요 ㅇ_ㅇ;;

으으으....  생각해 보자......



 - 아, 소셜커머스로 할인받아서 두 명에 만 원으로 영화봤어요아하하하
 - 근데 먹거리 마실거리로 만 원 넘게 썼어요아하하하
 - 생각해보니 포인트 써서 만 원은 안넘었네요아하하하
 - 콤보세트 치즈팝콘은 도저히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어요 니글거려요아하하하
 - 자정 넘은 주말 밤의 광명사거리 풍경은 항상 새로운 것 같아요. 아, 안경써서 그렇구나아하하하
 - 와이프가 왠지 자기한테도 편지 써달라고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아하하하
 - 헤어스탈이 더부룩하면 머리가 더 커 보이는 게 맞네요. 얼른 저도 이발해야겠어요아하하하
 - 이국의 풍경은 매번 새로운 그리움의 기억으로 재편집되는 것 같아요. 알래스카 가보고 싶어요아하하하

 - 공효진 겨드랑이털은 그냥 기억에서 지우면 되는 거예요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어쨌든,


[러브픽션] 추천임. 끗.

 




 




 



 

Posted by hunti
,

 

 


40팀이 뽑혔었네요.
오늘은 그 중 10팀이 경합을 벌여서 2팀이 뽑히는데요,
그 2명을 뽑는 방식이.... 3명을 뽑아서 그 중 최고점자는 바로 다음 단계로 가고
나머지 두 명 중 한 명을 심사위원들이 뽑는 그런 식이네요.

최고점자는 예상대로
고아 출신의 어떤 젊은 남자가 뽑혔습니다.
.....제가 보기엔 노래도 썩 잘하는 게 아니더구만.....
어쨌든 이 남자는 예선 때부터 불우한 개인사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준 덕분으로
이미 매스컴에서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뭐, 외국 방송에도 소개 되고 그랬다카드만...
까고 말해서
인제, 어떤 아이템이 약발 제대로 먹힐 건지 방송사가 꿰고 있는 거죠.
영리하게.

역시
시청자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실력보다는 스토리를 택하는-)
고아 출신의,
먹을 거 제대로 못먹고 정상적인 교육도 제대로 못받은 불우한 환경의
한 젊은이를 선택했구요.

..........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제 이런 식의 방송 재미 없습니다.
초큼 과장해서,
시청자 대중을 의도대로 이리 몰고 저리 모는
양몰이 식의 편집.

 


아 식상하고 재미없습니다 .....

진짜, [노래도 별 못하더구만].....     쳇 -

 


 (난 얘 초큼 그래....)







 

Posted by hunti
,

수퍼에이트

취미/감상질 2011. 6. 20. 16:20

 

영화 이야기에 앞서, 이어지는 내용에서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만 뭐.... 그리 짜증스러운 정도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읽는 분에 따라서는 야 이거 진짜 다 까발리네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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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와 J.J.에이브람스의 영화 [수퍼에이트]를 봤습니다.

처음에 제목만 듣고서는 ‘여덟 명의 수퍼히어로가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푸하하하하하하 -

 

뭐 어쨌든,

영화는 참 뭐랄까..... 여러 가지로 [재미]있습니다.

스필버그 제작에 J.J.에이브람스 감독이라니....

J.J.에이브람스가 누구냐구요?

드라마 [로스트]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실체를 감추고 보는 사람을 감질나게 만드는 연출을 통해 유명해진 일명 ‘낚시질의 대가’입지요 .

 

이야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수퍼 8mm로 영화를 찍던 아이들이 수수께끼의 열차탈선사고를 목격한다.

그로부터 마을엔 미 공군들이 들이닥치고 개들이 도망가고 사람들이 의문의 습격을 당하는 등의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

아이들의 카메라엔 탈선사고 당시의 광경이 담겨 있는데.....

 

이 모든 줄거리에는 두 사람의 성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데요, 뭐랄까....

그것이 [화학적 융합]이 아닌, [물리적 결합]에만 머무르는 느낌입니다.

영화 필름을 주욱 펼쳐 놓고 이건 스필버그... 이건 에이브람스... 하면서 씬들을 정확히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뭐, 닥치고.... 기냥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봅니다.

물론 이건 완죤 픽션이에요^^

 

 

 

스필버그 : 자네, 영화 한 편 만들지 않겠나?

에이브람스 : 그럴까요? 그럼 이번에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미지의 괴물이 사람들을 공포에 빠지게 하고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이야기로 만들래요히히-

스필버그 : 좋아. 마음대로 하게. 그런데 주인공은 “아이들”이어야 하네.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거야.

에이브람스 :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건 조금 비현실적이지 않을까요?

스필버그 : 주인공이잖나? 걔네들 아니면 누가 해결해?

에이브람스 : 어... 음.... 음......... 그렇긴 하네요.....

스필버그 : 괴물은 “지구를 찾아 온 외계생물체”로 하면 어떨까?

에이브람스 : 외계인요? 전 그냥 “괴물”로 하려고.....

스필버그 : “지구인과 소통할 수 있을 만큼의 지능도 가진 놈”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네.

에이브람스 : 으음....... “E...T... 같이” 말인가요?

스필버그 : 뭐랄까.... 꼭 “E.T처럼 할 필요는 없겠지”만 말일세. 그래도 너무 괴물같지는 않았으면 좋겠네.
                징그럽다거나.... 괴기스럽다거나....

에이브람스 : 무척추동물.... 같은 건 안되겠네요.

스필버그 : 눈 코 입 같은 것도 좀 있는 게 아무래도 좋을 것 같네. 주인공이랑 “교감”하는 장면에도 어울릴 것 같고.....

에이브람스 : “교감”이라구요? 음....... 역시 그런 장면이 들어가는 것이로군요..... (E.T처럼...)

스필버그 : 주인공은 엄마를 잃은 사려깊은 아이 정도로 하세. “가족의 소중함”도 일깨우고,
                그렇지, “영화 속 에피소드를 통해서 한층 성장”하는 이야기 정도면 딱이겠군.

에이브람스 : 뭐.... 애들은 모두 성장... 하겠지요....

스필버그 : 갈등구조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설마 별다른 악한도 없이 사람들만 이리저리 휘휘 끌려다니는 건 아닐 테지?

에이브람스 : ..... 군인... 쪽에 넣겠습니다. 나쁜 놈으로요.

스필버그 : 그래그래. 군인 괜찮군. 악인은 그렇다치고.....
                “서로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이야기도 꼭 넣어주게. 그래야 감동이 있지.

에이브람스 : 그러지요. 더이상 하실 말씀은 없나요?

스필버그 : 아참, 하나 빠뜨렸군. 되도록 “죽이지 말게.” 관객이 힘들어 해.

에이브람스 : ........ 네에. 조금만 죽일게요.

스필버그 : 당연히 “주인공은 안죽는” 거. 알지?

에이브람스 : 당연합죠..........

 

 

 

 

 

 

당연히 정말로 이러지는 않았겠습니다만.....  

 

영화는 재밌습니다.

궁금하신 분 꼭 보시삼 ~

 

 

 

 


 얘가 다코타 패닝 동생이래요.  와..... 세월 빠르다....



 남자 주인공. 착하게 생겼어요.



 나 이 아저씨 알아요!!  근데 누군지 모르겠넹...



그랬다는 거지요^^  즐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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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칸

취미/감상질 2011. 4. 11. 21:57




지난 금요일 밤, 영화 한 편 봤습니다.  와이프랑 나란히 손잡고~

[내 이름은 칸]
인도 영화입니다.
내용은, 포스터에도 나왔다시피 칸이라는 한 무슬림이
'자신은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미국 대통령에게 말하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연출에도 [Pull]과 [Push]의 방식이 있다고 봅니다.
영화의 주제는 내러티브에, 미장센에, 배우의 연기 속에 스며들어 있기 마련인데요
그 방식이 미묘하고 은유적이어서 관객이 스스로 그 속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Pull] 방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관객에게 밀어붙이는 [Push] 식의 연출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관객과 영화의 사이에 그어진 무형의 경계선을 용감하게 넘어서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넵니다.
관객은 영화가 이끄는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참으로 편하고, 또 어떻게 보면 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전.....  그냥 영화관 좌석에 몸을 깊숙이 파묻기만 했습니다.

감독이 인도 사람이어서인지 연출에서도 뭔가 '발리우드'스러운 느낌이 많이 묻어납니다.
뭐랄까.... 문득문득 비집고 나오는 "끼"랄까... "열정"이랄까...
가끔씩 한 발 더 나아간 듯한 연출과, 과잉을 보이는 감정선이 보는 사람을
야악~간 무안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뭐, 그건 제가 좀 민감했던 부분일 수도 있고 전반적으로는
적절히, 중심을 지켜가면서 점잖게 영화를 이끌어 나갔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주인공의 절제있는 연기가 크게 한몫을 했습니다.

주인공은, 선천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남자인데요
한마디로 자폐증 비슷한 겁니다.
이 역을 [샤룩 칸]이라는 인도의 유명한 배우가 연기합니다.  한눈에 봐도 참 잘생겼을 것 같은 외모인데
시종 미간을 찌푸린 표정으로
"영리하고 사려깊지만 행동은 약간 우스꽝스러운" 쉽지 않은 캐릭터를
현실감있게 소화해 냅니다.  멋집니다.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이
[칸이라는 사람이 미국 공항에서 제지당한 일]이라는데요, 그 사건의 당사자가 실제로
이 [샤룩 칸]이라는 배우였답니다.
이 일은 인도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고, 여기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영화에
이 배우가 실제로 주인공을 맡게 된 거라고.....
맺힌 게 많았나보지요 ㅋㅋㅋ
(이 영화 자체는 실화가 아닌 '픽션'이랩니다)

어쨌든간에,
주인공은 [자신이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대통령에게 말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는 AOFASDNJKFEOWBGJLADFPDLFEIOG.... 합니다. (더이상 줄거리는 생략)

미국 내 소수민족, 그것도 9.11테러와 관련하여 곱지 못한 시선을 받는 대상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몸으로 웅변한다는 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웅변의 대상이 미국 권력의 상징인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감동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꼭,
'잘 봐, 난 너희편이야' 하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하긴 뭐, 다 픽션이라는데.....)


 

 

 주인공입니다. 눈썹이 참 오묘한 곡선을 이루는 것 같다는......

 


 주인공의 아내역. 전형적인 인도식 스모키메이컵(?)을 했네요 ㅋㅋ


 배경에 깔린 성조기는 어떤 의미일까요?
 두 사람의 보금자리?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속박?



어쨌든 자알 봤습니다 허허 -



PS> 이 영화, ost가 좋습니다. ^^
 
http://www.bollyfm.net/bollyfm/mid/1514/tid/8663/son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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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취미/감상질 2011. 3. 4. 12:57


밤에 영화 [만추]를 봤습니다.

탕웨이.... 라는 배우가 주연이었습니다.
쉽게 몰입하거나,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지금 자신의 시선이 짙은 안개 속을 향하고 있다거나
그저 의자 깊숙이 몸을 묻고 끝없이 침잠하고 싶은 마음인 사람에게는
파장을 맞추기 쉬운 그런 영화였습니다.

늦은 저녁이라서, 영화관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일 뒷편 중앙에 앉아서, 뒷목을 시트에 붙이고 반쯤 감긴 눈으로
배우의 궤적을 따라 두 시간을 함께 유영했습니다.

스토리는 뭐....
별로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멍하니 스크린을 응시하기에 적절한 정도...?
이런 류의 영화는
한참 영화를 보고 있다가 깜빡깜빡 딴 생각에 빠졌다 돌아와도
큰 문제가 없다는 건데요
그래서 나름 즐겁고 자유로운 감상이 가능한, 편안한 영화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어쨌든,
즐겁게 한편 보고 영화관을 나섰습니다......

보실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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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해"

취미/감상질 2011. 1. 2. 16:29








조조로 영화 [황해]를 관람했습니다.
겨울바람이 여전히 시립니다.
와이프는 좀 더 자라고 이불 덮어주고, 목도리 칭칭 감고 아침 8시 10분에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와이프가 기겁하는 잔인한 영화를 아침잠 뺏어가면서 억지로 보게 하는 것이 나쁜짓이라는 걸 이제는 잘 압니다.
아침밥 대신으로 먹은 햄버거와 커피에 속이 든든해졌습니다.

이제 영화에 몰입...

1.
김윤석이 일당백의 전천후 액션을 선보입니다.
도끼에, 식칼에, 맨주먹, 카체이스... 그리고 그 유명한 “뼈다귀 액션”도 작렬해 주십니다.
다만....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왜소한’ 어깨를 지녔습니다.
조폭들 보고 어깨, 어깨 하는 거 이 양반한테는 맞지 않는 표현인 듯 합니다.
하기야, 몸만 냅다 만들어놓고 정작 연기는 어리버리한 것 보단 앗쌀하게 연기 자체에 몰입하는 배우가 백만 배 더 멋있습니다.

2.
19금 영화의 축복 중 하나는 (대부분의 경우) 여배우의 젖가슴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우헤헤헤 -
사실 이제 우리도 클 만큼 컸고,

...........

...........

(에에이 진짜, 이놈의 새새끼!!  하필 글 쓸 때 달라붙어서 괴롭히냐!!!
집에 들어가 있어라.  떠들면 듁을 줄 알아라 응?!!!!!)


 "췟췟췟!!!"

어쨌든 다시,
우리도 클 만큼 다 컸고....  아이씨, 할 말 까먹었습니다 제길...
생각 다 흐트러졌네 에이 -

어쨌든, 이제 대가리도 다 컸고, 여자 벗는 장면 나오니까 좋긴 좋더라는 거 -
그게 플롯상의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든, 그냥 그저 관객몰이용 눈요기용 장면이든간에 말이지요.
이 영화에서는 두 명이 벗습니다.
........
음.... 참고하시라고...^^

3.
아까 햄버거와 함께 먹은 커피가 문제였습니다.
전 커피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소변량이 늘어납니다. 체내 거치기간(?)도 짧아집니다.
런타임이 장장 156분에 달한다는 걸 영화 끝나고 인터넷 검색해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영화가 클라이맥스로 다가가면서 제 방광도 점점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영화 내,외적 합일을 경험했습니다.

4.
그런데, 영화 줄거리는 생각만큼 내,외적 합일을 이루지 못한 듯 합니다.
꼬이고 비틀린 인물관계, 사건들...
하지만, 그 꺼풀을 한 겹 들추고 난 후의 실상은 약간 실망스러울 정도로 단촐하고 심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론에 다다르기까지의 이야기풀이 과정도 불친절했습니다.
이런 거지요.
영화가 시작되고, 사건이 터지고, 인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사건의 얼개가 엮이고, 그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모양새를 드러내면서 관객은 조금씩 사건의 내막을 알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영화 속에 몰입하게 되는 게 맞는데요
이 영화는 그, ‘하나씩 풀어가는’ 맛이 부족하달까.....
한발 한발 산을 오르는 게 아니고, 한참 헤매다 어느 순간 봉우리에 도착해 있고, 또 그 위에서의 조망도 썩 기대하던 모습이 아닌 듯 한,
‘뭐야, 그거 때문이었어??’ 싶은.....
뭐 그렇다는 거지요.

4-1.
위 내용과 관련해서, 어쩌면 이 영화는 두 번째 관람할 때가 더 재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시한 내막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등장인물들이 피터지게 쫓고, 구르고, 싸우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저 줄거리를 뒤쫓아가기에 급급해서 연출의 디테일을 놓치는 것보다 훨씬 재미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해서,
이야기구성에 비해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는 상당히 좋습니다.
이건 정말 믿으셔도 됩니다.

5.
후반부의 소변마려움보다, 매가리없는 이야기보다 정말 참을 수 없었던 건
영화 중간중간에 큰소리로 이야기하고,
시종 중얼중얼거리거나,
중요한 장면에 킥킥거리며 분위기 조지는 뒷자리의 개객기같은 커플이었습니다.
빡돌아서,
면상이나 보자고 상영 후에 뒤를 돌아봤습니다.
중년부부입니다.
의자가 너무 불편해서 지랄같다고, 여전히 툴툴거리면서 저리 걸어갑니다.
예엣날에, 학교친구가 자주 하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몬배았다.... 몬배았어.....”
우리나라에는 정규교육 받을 거 다 받고도 여전히 못배운 사람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애나, 어른이나, 나이 덜먹은 초짜어른이나, 많이 늙은 어른이나......

6.
영화관을 나서니, 거짓말같은 화안 한 세상이 펼쳐집니다.
비현실에서 현실로 급히 접어드는, 시공의 변이 -
예전에, 멀티플렉스가 등장하기 전의 영화관들은 상영관과 건물 외부가 복도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 깜깜했던 세상이 몇 걸음도 안되어 밝은 대명천지로 확 바뀌는, 그 변이의 진폭이 훨씬 더 컸습니다.
그런 비현실적인 찰나의 이미지는 나름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 기억 한귀퉁이에 접혀 간직됩니다.  그시절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말이죠.
그때처럼, 오늘도 저는 여전히 현실 속을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 사실을 다시 깨닫습니다.

7.
집으로 가며, 시장골목을 지나갑니다.
오전 열 한 시.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열었습니다만, 아직 손님들은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로 꽉 차지 않은 시장통은 독특한 운치가 있습니다.
머리들과 외투들 위로 떨어지던 조명들은 한가롭게 공기중으로 퍼져나가 천장 위의 햇빛과 섞이고, 시끄러운 호객 소리도 없고, 복잡하게 혼합된 냄새도 아직 없는
첫 번째 쪄낸 찐빵
새로 담은 겉절이 김치
지금 막 끓여낸 육개장
초벌로 지져내고 있는 지짐들....

느낌, 괜찮습니다.

아내를 사랑하는 저는, 휴일의 일손을 덜어주고자 반찬을 두어 가지 샀습니다.
첫 번째 쪄낸 찐빵과 만두도 샀습니다.
집에 와서 맛을 보니, 찐빵은 그럭저럭입니다만 만두는 실패입니다.  -_-;;


뭐......어쨌든.....

오늘 휴일은 그랬다구요... 해피뉴이얼~

 




 - 열심히 뛰고 구르고, 이 영화에서도 고생 정말 많이 했습니다.


 - 손에 든 뼉다구에 살은 제대로 다 발라드셨겠지요? ㅋㅋ


 - 분위기 괜찮은 아저씨.  근데 이제 슬슬 캐릭터 이미지를 넓힐 때가 돼 가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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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일요일 M본부의 사극 [킴수로] 보셔보셔봤나연?


뭐, 저도 제대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끝부분만 잠시 봤을 뿐.....
끝부분 이야기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가야국의 왕이 죽어서
장례를 치르는 장면이었는데

예고편에도 나오고 신문기사로도 언급되었던

[순장] 씬이 나오더라구요 -

 

예전에 읽은 소설 중에,
김훈 작가가 쓴 [현의 노래]라는 작품이 있었는데요....
거기서도 가야국의 [순장] 풍습이 자세히 묘사되고
또 작품 전체를 이어가는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우륵이 내내 품고 가는
죽음의 냄새와 삶의 비린내로 말이죠.

[칼의 노래]에서 순신이 삶의 한가운데서 죽음을 품듯,
[현의 노래]는 죽음의 냄새들 가운데서 우륵이 껴안는 삶의 음률을 이야기합니다.
(.....라고저는느꼈는데말입니다이게제대로된분석인지는저도모르겠지말입니다)

어쨌든, 그 가운데에 [순장]의 이미지가 강력하게 자리잡고,
소설 전체를 휘감는 배경의 역할을 해요.
.......


달빛 고고한 밤에
순장할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구덩이에 들어갑니다.

나이든 사람, 젊은 사람, 아기가 있는 젊은 부부 등....
주어진 먹거리는 단 한그릇씩의 밥.

눈물을 흘려서도 안되고,
어떠한 불미스런 소리를 내어서도 안됩니다.
신성한 의식에 부정이 끼어들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물론 이 소설의 장면도 작가의 상상과 연출에 힘입은 '허구'이겠지만요,
어쨌든 전 [킴수로]에 가야 순장풍습이 재연된다는 말에
위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내심 기대했었거든요 -



근데, 어제 보니 이건 뭐....

분위기도 없고 감동도 없고 딱 주말드라마 만큼의 연출만 있더라는....
(자세한 건 언급하기도 귀찮....  직접 보시압)

제발 TV에서도,

매너리즘에 빠진 값싼 전파매체의 한계를 넘어선
아우라를 만끽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유오성 씨도 출연하드라고요.  예의 내천(川)자를 이마에 그리고서....
순간 영화 "친구"가 생각났어요. 영화 "친구"가 생각나니
드라마 "친구"도 생각났어요.
왜 드라마 "친구"는 DVD로 안나오는겨??  나오면 바로 살텐디.....

 

 

이번주도 무사히.......   ^^::

 

 




 ......아프냐?  나도 초큼 아프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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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다녀온 후,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드래곤 길들이기]를 봤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괜찮았습니다.

3D효과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역동적인 영상이 많이 연출되어
꽤 근사한 화면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3D영화의 기본빵인) 드래곤의 활공모드도 좋았구요,
좁은 동굴같은 곳을 카메라가 비집고 지나가는 장면 같은 데서는
입체화면의 효과를 더 잘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실사나 또는 CG를 실사처럼 표현한 3D영화와는 또 달리
말그대로 '그려진' 이번 애니메이션은
시각적인 쾌감을 느낄 만큼 선명한 영상을 만들어냅니다.
좀 더 생생하게 재현된 영상은 그만큼 캐릭터와 스토리에 쉽게
빠져들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같이 영화를 본 와이프도 그 점을 이야기하면서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차이를 유난히 크게 느꼈다고 하더군요.

눈치채신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주인공 드래곤의 모습은 고양이과 동물의 판박이입니다.
매끄러운 피부와 뭉툭한 주둥이, 그리고 노란빛을 띠는 눈과
때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동공까지.....
남자아이는 바로 이 [드래곤의 탈을 쓴 고양이]를 길들이는 거죠 ㅎㅎ

이 과정이 자글자글하게 재밌습니다. 아마
고양이를 길러보았거나 지금 기르시는 분들은 훨씬 더 재미를 느끼실 듯...



이런저런 영상이나 설정보다 더욱 눈에 띄는 이 영화에서의 미덕은
패러다임의 변화입니다.
이건 중대한 스포일러에 속하는 부분이라, 글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어느 단 하나의 설정으로 이 영화는

[편안하고 게으른] 지금까지의 많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과 격을 달리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당연히 알고 있을, 참 쉬운 것이기도 한데요,
어쨌든 그 간단한 설정을 스토리에 반영함으로써 이 영화는
가볍게 한 단계 올라서게 된 듯 합니다.

앞으로 만들어질 애니메이션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런지도 기대되구요.




뭐, 어떤 장면인지는 직접 확인하시고.....

인제 자야죠 ^^













Posted by hu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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