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익은 개새끼가 짖는다
덜익은 달과
덜익은 하늘을 바라보며
덜익은 소리로 짖는다
덜익은 대기는
덜익은 소리를 받아들이려 않고
덜익은 소리는
끝내 덜익은 소리가 되어버린다
덜익은 개새끼는
끝내 덜익은 개새끼가 되어버린다
덜 익은 개새끼가 짖는다
덜익은 달과
덜익은 하늘을 바라보며
덜익은 소리로 짖는다
덜익은 대기는
덜익은 소리를 받아들이려 않고
덜익은 소리는
끝내 덜익은 소리가 되어버린다
덜익은 개새끼는
끝내 덜익은 개새끼가 되어버린다
가끔씩 난
바람이 되고 싶었다
소리가 되고 싶기도 했다
쓴 술잔을 바라보며
사람들 사이에서 지워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모든 기억들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싶었고
그 누구에게서 사랑받는 일에도 나는
고통을 느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루 하루
난 더욱 깊숙한
아래를 향하는 중이었다
청바지에다
볼이 좁은 구두를 따각거리며
길을 가다가 문득
행인 중에 내 또래가 별로 없는 것에
약간 당황스럽고
알바비를 받으러 나왔는데
내가 하는 일이
진정한 알바인지도 궁금스럽고
말로만 듣던
상상만 하던
재수
이 꿈같은 현실이
혹시나
실감나는 꿈은 아닌지 싶고
잠시 하늘을 바라보다
이맛살 찌푸리고
가르르르 - 탁
가래라도 밭을까 생각 들고
오늘은
날이 참 좋다
너무 좋아서
기분이 우울해진다
작년에도
봄 날씨를 욕했던 것이
생각나
더욱 우울해진다
지금 이 순간
다른 누군가가 느낄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나를 기억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직 있을까
생각해 본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하기 싫은 게 과연 무엇인지
새삼스럽다
그리고
습관처럼
암담하다
오랜만에
비가 내렸습니다
늦은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습니다
나의 번민과
상념들도
이 비에 떨어져 내렸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꽃잎들은
시린 빛으로
붉게
붉게
숨쉬고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니
산 속 절은 더 조용하더라
비 속에서
나무와 숲은 더욱
연하고
푸르더라
흙탕물 튄 신발을 벗고
숲으로 들어가 봤으면
그런데
그러지는 못하겠더라
옷 버릴까봐
미끄러져
뒤통수 깰 까봐
쏟아지는 비 한가운데 있으니
젖는 건 당연하다
비는
일상이 아닐 것이나
빗속에 있으니 그것을 알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소나기든 장맛비든
일단 빗속은 벗어나 놓고
볼 일이다
먹구름 아래가 어둡다는 걸
알고야
할 일이다
톡 하고 건드리니 어머- 하고 불이 켜진다
또 한 번 건드리니
어머- 하고 불이 꺼진다
톡톡 두드리니 어머-어머- 하고
켜졌다 꺼진다
다시 톡 건드리니
어머- 하고 또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