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다녀왔던 가평 여행길에서 정말 맛이 '없는' 닭갈비를 경험했습니다.
닭갈비의 맛이 정녕 그런 것이었던가..... 이른바 멘붕 상태.
그러다, 예전에 즐겨 먹던 닭갈비 프랜차이즈점이 영등포에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 내고는
어제 토요일 저녁, 와이프와 함께 찾아갔더랬습니다.
익숙한 간판과, 익숙한 좌석... 메뉴와 가격도 그리 많이 변하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주문한 메뉴는 예전에 자주 먹던 대로, [닭볶음밥].
(이곳의 주메뉴는 닭갈비가 아닌 볶음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먼저 불판 위에서 양념된 닭고기가 익고,
뒤이어 약간의 양념이 가미된 밥이 얹혀져서
비벼집니다.
어울리는 사리는 '감자사리'. 사이다 한 병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이윽고,
한 숟갈 떠 넣습니다.
오옷, 맛이 변하지 않았네요. 조옿~ 습니다^^
적당히 맵삭한 양념에다 고소하게 닭고기 맛이 밥알에 배어 있는,
옛날 기억 속 그대로의 맛입니다.
와이프가 한마디 하는데,
"이거 먹고 있으니까, 꼭 옛날 부산대 앞에서 데이트하는 느낌이 나네-"
그러고 보니, 우리도 이제 '옛날'을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과 추억을 쌓아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만난 때로부터 벌써 십삼 년이 넘게 지났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한 게
일개 프랜차이즈 식당의 음식 메뉴라니 ㅎㅎ -
하긴 이 프랜차이즈 식당도 옛날 학교앞의 수많은 음식점 중 하나에서 출발해서
이제 서울로까지 진출한 성공적인 브랜드가 될 때까지
긴 시간을 차근차근 발전해 왔네요.
이런 식으로
같은 시간을 공유해 왔구나 하는
감상 비스무리한 것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잠시만에 볶음밥은 바닥을 드러내고, 딱 그만큼 적당히 배가 부릅니다.
약간 아쉬운 느낌도 있지만,
다음에 또 와서 먹으면 되지 생각합니다.
저녁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식점 이름요? [유가네]입니다.
허겁지겁 먹다 보니, 아... 사진 빠뜨렸다 싶어 그중 성한 부분을 골라 한 장 찍었습니다.
핸폰 사진이라 그런가 별로 맛 없어 보이네.... (설마 고도의 안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