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하철에서.....
내가 서 있는 곳 앞의 자리가 비었다.
힐끔 옆을 보니 아이 둘을 대동한 젊은 여자가 있어,
"여기 앉으세요" 하고
자리를 양보했는데, 이 여자
사람을 멀뚱멀뚱 쳐다보더니만 자기 아이들한테
"얘들아 저기 가서 앉어-"
한다.
슬그머니 치미는 부아.
도대체 왜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지?
더구나 사람 얼굴 멀뚱, 멀뚱, 쳐다보면서.
이 인간은 상대방의 호의에
간단히 회답할 정도의
기본적인 교양도 없는 건가??
아니, 한 두 번도 아니고
도대체 이 서울바닥 인간들은
왜, 이따위의 버르장머리를 처 갖고 사는 거야??
이번엔 좀 짜증이 난다.
낮게 혼잣말을 뇌까렸다.
"친절을 베풀 가치도 없군...."
옆에 서 있던 한 할머니가 그 소리를 들었는지 앉은 아이들에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해야지"
이번엔 애들이 멀뚱멀뚱 내 얼굴 쳐다본다. 허허.
그래서,
까불락거리는 애들 자리 박차고 일어나 돌아다니는 틈에
다시 그 자리에 앉아 버렸다.
돌아온 애들 멀뚱히 서서
앉아있는 내 얼굴 쳐다보고.
나는 가방에서 피엠피 꺼내서 동영상 재밌게 보면서
남은 구간 편히 이동 -
원래 친절이란 게 상대방에게 뭔가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가끔씩은
'내가 베푸는 친절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면
그 친절을 차라리 베풀지 않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