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픽션]을 봤습니다.
토요일 오후와 저녁은 때아닌 회의로 다 날려먹고,
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와이프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영화는, 꽤 재밌습니다^^
찌질한 남자의 사랑이야긴데, 스토리전개나 장면연출이나 연기력이나 다 꽤 괜찮아서
두 시간 좀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게 흘러갑니다.
별 큰 사건도 없는 [사랑이야기]인데도 말이죠.
감독은 전계수 라는 사람인데요,
예전에, 기억나실지.....
이 영화, [삼거리극장]이라고 -
제목 그대로 ‘삼거리극장’을 배경으로 귀신들과 사람들이 짬뽕이 되어서 펼치는 괴기스런 판타지 소동극.
이 영화에서 감독은 미칠 듯한 끼를 발산하는데요, 그로 인해서 (오히려) 영화는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우호적인 평단과 환호하는 매니아층에도 불구하고 대중으로부터는 환영받지 못하는....
(실제 극장에 걸렸던 기간도 아아주 짧습니다 흑흑-)
어쨌든!! 감독은 그때의 끼를 이번 [러브픽션]에서 상당부분 다시 발휘하는 듯 합니다.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고 절제와 과장이 뒤섞이고 이성과 감성이 줄타기를 하고 또.... 뭐있나...
아, 쉴새없이 수면 위로, 수면 아래로 흐르는 음악이 있네요.
영화는 열심히 배경음악을 깔고 진행됩니다.
원래 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배경음악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종종 음악을 인식하게 되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그러다가, (못참겠다는 듯이) 음악은 수면 위로 불쑥 솟아서 배우들의 입으로, 극중의 뮤직으로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이런 느낌을 받은 영화가 있네요.
(아직 이름 기억하고 있네요 ㅎㅎ)
에밀 쿠스투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당시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요,
영화 내내 신나는 음악이 흐릅니다. 쿵짜자작착 쿵짜자작착 쿵짜자작착 -
처음엔 음악이 귀를 툭툭 건드리는 듯한 이질감을 느끼는데 어느 순간 심장박동이 음악의 리듬과 맞춰져서
영화 끝날 때까지 같이 쿵짜자작착 하면서 휘돌아가는 경험을 했습죠^^
다시 돌아가서, 뭐 어쨌든간에 -
이렇게, 감독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브픽션]이 전작과 다른 점은
이 모든 요소들이 내러티브 속에서 아주 ‘적절~히’, 그리고 ‘그럴 듯~ 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데뷔작에서 선을 넘는 끼를 발산했다가 왕창 깨지고, 심기일전해서 관객층과의 호흡 맞추기에 성공한 예는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그랬고, 박찬욱 감독도 그랬고.....
(박 감독의 [달은... 해가 꾸는 꿈] 보셨나요? 죽여요 아주 ㅋㅋㅋ)
이 영화가 중심을 잡고 관객과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었던 데는
배우들의 만만찮은 내공이 한몫을 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의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호연이 있었고
이 사람들의 적절한 뒷받침도 참 좋았습니다.
특히,
이 사람은 능글맞을 정도로 물오른 감각을 자랑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
“이 사람, 진짜 머리가 크긴 크구나!!!”
키가, 184cm랩니다. 그렇게 안보이지 않습니까?
머리가 너무 커 놓으니까 비율상 184cm 만큼의 부피감이 도저히 안난다는 거.....
이번 영화에서는 왠지 저 머리가 더욱더욱 더 커 보이는 장면들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감독이 안티인가.....?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보니,
헉, 더 이상 쓸 말이 생각 안나요 ㅇ_ㅇ;;
으으으.... 생각해 보자......
- 아, 소셜커머스로 할인받아서 두 명에 만 원으로 영화봤어요아하하하
- 근데 먹거리 마실거리로 만 원 넘게 썼어요아하하하
- 생각해보니 포인트 써서 만 원은 안넘었네요아하하하
- 콤보세트 치즈팝콘은 도저히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어요 니글거려요아하하하
- 자정 넘은 주말 밤의 광명사거리 풍경은 항상 새로운 것 같아요. 아, 안경써서 그렇구나아하하하
- 와이프가 왠지 자기한테도 편지 써달라고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아하하하
- 헤어스탈이 더부룩하면 머리가 더 커 보이는 게 맞네요. 얼른 저도 이발해야겠어요아하하하
- 이국의 풍경은 매번 새로운 그리움의 기억으로 재편집되는 것 같아요. 알래스카 가보고 싶어요아하하하
- 공효진 겨드랑이털은 그냥 기억에서 지우면 되는 거예요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어쨌든,
[러브픽션] 추천임.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