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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1 12월의 끄트머리에서
  2. 2011.07.01 선물을 고를 때
  3. 2011.07.01 하늘
  4. 2011.07.01 삼수일기
  5. 2011.07.01 나는 앉아 있네
  6. 2011.07.01 시험 전 (부제 : 이번에 떨어지면 군대가야 된다)
  7. 2011.07.01 고통
  8. 2011.07.01 제목없음
  9. 2011.07.01 차에 받힌 날
  10. 2011.07.01 시선




밤은 고독처럼 뼈를 저미고
어디 기댈 곳 없어
나는
어떠한 구실을 빌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겠소.
나의 모자람과
허약함과
자아를 이기지 못하는 내 자아
의미로
의미를 무너뜨리는
나의 이기심이 용서받기를
밤이 지나면
새벽은 다시금 내게
허무로 길들여진 오만의 신발을 신길 테요
이 밤이 가기 전에
누구라도
내게 용서를
이 어둠
어디 기댈 곳 없는 나는
꿇어 엎드려
이름 없는 용서일지라도
구하려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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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몇 안되는 기쁨에 대해
생각하며
그 기쁨을
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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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글/옛날 시 2011. 7. 1. 18:46



하늘이
시커멓다
시커먼
하늘
하늘이 아니라
숯검정이다
깨진 연탄 쪼가리다
신발
밑바닥에 붙어있는
껌이다
저건

하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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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일기

글/옛날 시 2011. 7. 1. 18:46


독서실에서 책을 파다가
내려가면
자정이 지난 골목을
비틀거리는 사람들
아 역시
대학교 주변의 공기는
신선하구나
늙은 삼수생의 머리에서는
쉰내가 나는데
아 역시
대학교 주변이라
저들 젊은 코와 입에서는
하이트
아이스
진로소주....
화장 두껍게 한 저
미니입고
늘어진 여자아이
내년이면
낮에도 저런 모습
볼 수 있을까
자러 가는 길인데
유난히
숨이 턱에
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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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앉아 있네
전등불빛 비치고
나는 그저 앉아 있네
창 넘어서
사람소리
차 소리
전등불빛 비치고
나는
그저 앉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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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차하지만
하늘에
빌었다
좀 도와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좀
무사히 넘겨달라고
했다

제기랄
나쁜 놈
니가 알아서 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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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글/옛날 시 2011. 7. 1. 18:44




나는 나를 웃어야지
웃다가 마침내 사라져
바람이
되어 버렸으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날
사랑하지 않기를
나는
사라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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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글/옛날 시 2011. 7. 1. 18:43


이마에 손을 얹으니
물컹하게
뇌가 만져졌다
조심스럽게 손을 떼어내니
뇌가 딸려 나왔다
그래서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허푸허푸
삼켜서 먹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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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받힌 날

글/옛날 시 2011. 7. 1. 18:43


태어나서 처음으로 씨발
차에 받혔지
별로 다친 데는 없지만 그래도
넘어지긴 했지
지나가던 사람들
웅성대며 모여들고
씨발 나는 얼른 일어나
괜찮아요
파랗게 질린
프라이드 승용차 문에 대고 말했지
아스팔트에 찍혀
터진 손바닥
몇 방울 피
딱 그만큼
속이 상해올 그 즈음
사람들 흩어지고
차도 떠났지 씨발
돌아오는 버스 안
그래도
눈 앞에 계속 맴도는 건
앞문짝 쥐고 선
운전자 얼굴, 찡그린
괜찮냐는
다친 데 없느냐는 말
한마디도 못할 만큼
구차한
몸사리기
치사함
......

그래서
씨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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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글/옛날 시 2011. 7. 1. 18:42

 

내 앞의 시선들에 깃든
사악함을
나는 느꼈던 걸까
나는 사악하지 못하고

아니면

내 속의 시선에 깃든
사악함을
그들은 느꼈던 걸까
세상은 사악함을 용서하지 못하고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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