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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0.09.17 모기
  10. 2010.09.17 선, 구역질

새아범..?

취미/애완질 2010. 9. 28. 17:05



1. 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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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넘... 기억들 나시는지?

이름, 동동이.  (또는 개봉이)






작년 7월, 비가 엄청 오고 또 금방 개어버린 어느 날 저녁에 이유식도 다 안뗀 놈을 데려온 이후 
그동안 1년 하고도 두 달을 길렀네요.






까불기도 엄청 까불고, 시도때도 없이 빽빽 짖어대고
가끔은 이렇게 "멍하게 뒤집혀 있기"도 하고....






회전식 뚜껑이 달린 휴지통에 들어가 있는 걸 너무너무너무 좋아해서
휴지통이 다 찰 때쯤 되면 꼬랑지에 시커멓게 때가 묻고,
그래서 휴지통에 못들어가게 한다고 무던히 애썼지만 항상 이놈 고집이 더 세고....






근데, 이놈이 지금은 저어기, 하늘 끝 어딘가에 있습니다.










.......

도망가 버렸어요 엉엉 -






추석 전 토요일에,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집앞으로 산책을 가고 싶더라구요.
게다가 이놈 동동이도 데리고 말입니다.
창문 방충망에 붙어서서 바깥을 보고 빽빽 울어대는 모양이 순간 안쓰러워 보이더라구요....

어쨌든 그래서, 이동장에 이놈을 넣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이놈이 눈알을 희번덕거릴 때 알아차렸어야 했습니다.
이놈의 배신을...

와이프가 이놈을 잠깐 꺼내서 손안에 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틈을 비집고 나오더니
그길로
하늘 높이 튀어나가더라구요...


완전, 대포알처럼,

저 멀리 교통표지판에 잠깐 앉은 걸 빼고는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다이렉트로....



그 짧은 순간
당혹감과,
낭패감,
배신감.......

새가 저 멀리 하늘 끝까지 날아가 버린 것을 확인하고도
혹시나 근처에 앉았을까 싶어서
저녁 내내 인근 골목을 돌아다녔습니다.
없더라구요, 당연히.

그날 밤부터 다음날까지 비가 주룩주룩 오고,
와이프는 눈이 퉁퉁 부어 있고....

아, 우울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쯤 되어 혹시나 애완조를 기를 생각이 있으신 분께 말씀드립니다.
새가 완전히 머리가 좋거나
또는, 세상이 두쪽나도 주인한테만 붙어있는 놈이라는 "완벽한 확신"이 없다면

반드시,



[윙컷(wing-Cut)]을 하십시오!



새가 불쌍해 보인다거나, 혹은
지놈도 프라이드가 있는데 식의 안이하고 흐리멍텅한 생각을 하는 순간
예기치 못한 슬픈 이별의 시나리오에 한발짝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미리미리 날개 깃털 끝을 조금씩 잘라줘서 행동반경을 제한해 주는 게
주인도 좋고
새 자신도 쓸데없이 집 뛰쳐나가서 비바람과 추위에 떨다가
지나가는 고양이님 위장으로 들어가는 비극을 피하는 길입니다.  ㅠㅠ








2.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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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 짜(기만 하지는 않았지만 눈이 팅팅 부은 채로 낙담해 있)는 와이프를 보고 있으니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

[두번째 애완조 입양]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도망가 버린 동동이와 같은 [골든체리] 종도 좋겠지만,
귀를 찢는 소음과 미친년 널뛰듯 하는 까불락거림(특히 종이 물어뜯기)을 감안하여

아래와 같은, [사자나미] 종을 선택했습니다.



(사진은 분양자 분의 게시물에서 빌려왔습니다)

"잔물결"을 의미하는 이름과 같이, 전체적으로 물결무늬가 있는 이 종은 소리도 작고 조용할 뿐더러
미친 듯한 까불거림도 덜하다고 하더라구요.

후덜덜한 가격차이를 감안하여, 집 근처 애완동물가게를 피해 모 인터넷까페에서 직거래를 하기로 하고
추석 이후의 토요일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이유식은 거의 끝나가는 중이고,
사람 손을 잘 따르는 건강한 놈이라고 하십니다.
가격은 애완동물가게의 3분의 1 수준.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놀랍다는....)


추석 연휴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약속장소에 나가서, 분양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위의, '사자나미' 뿐 아니라

다른 놈들도 몇 마리 데리고 오셨더라구요.
그리고 그 직후,



와이프랑 저는 이성을 잃었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저는 은행 CD기에서 지폐다발을 인출하고 있었고,

우리 손에는
초록색 '소형앵무' 대신에

노랑 빨강 초록 회색이 현란한 '중형앵무'가
들려져
있더라구요.....


최신형 PG 한대 가격을 능가하는....


















[옐로사이드 코뉴어]입니다^^

알에서 깬 지 이제 두 달, 이유식 졸업하고 이제 막 알곡을 먹기 시작한 아기앵무입니다.
성별은 아직 알 수 없고
사람 손에 익숙하며 어깨에 앉아 있기를 즐깁니다.
행동하는 게 비교적 점잖고, 주변 사물에 금방 적응하는 걸로 봐서 머리도 좋은 것 같습니다.
가끔씩 작은 소리로 '가르륵'대면서 의사표현도 하는 걸 보니
나름 성깔도 좀 있긴 한 것 같습니다.
생후 4~6개월 쯤이 말을 가르치기 적절한 시기라고 하니 그때까지 많이 친해놔야 겠습니다.

아, 이름은...

앞으로 재롱 많이 부리면서 사랑받으라고 [재롱이].

이번에도 [개봉이]가 유력후보군에 올랐습니다만, 역시나 와이프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와이프가 내세운 안인 [사랑이]를 강력 반대하여,
결국 [재롱이]로 확정 -







손에 올려주면 자동적으로 사람 어깨를 찾습니다.





따뜻해서 그런지, 아직 잠 많은 새끼 시기라 그런지
올라앉으면 금세 잠이 드네요^^





아, 물론 제 어깨 위에서도 자알 잡니다 ㅎㅎ



인제 와이프는 [앵무새들을 맘껏 키우는 조류센터]를 차리는 꿈을 꾸기 시작했고,
덩달아서 저도 소위 '새아범'이 되는 거나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여러분도 한 번 키워 보세요.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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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야기 1,2부 끗!! 즐앵무~








蛇足)

이쯤 되면 또 어딘가에서,
[새새끼를 키울 게 아니라 사람새끼를 키워야 할 것 아닌가]하는
태클이 들어올 게 예상되는데요....

뭐..... 곧 생기지 않겠습니까?? 안그래도 와이프가,
[육아휴직] 혜택을 꼭 써먹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는 중이니. ㅋㅋㅋ








Posted by hunti
,




아아, 추석연휴입니다...

"오늘 놀 사람들은 놀고, 24일 놀 사람들은 오늘 출근하고" 라는
괴팍한 결정에 의해
사무실에 나와서
건담 하나 뚝딱 조립하는
역시나 괴팍한 일정을 보냈습니다.


건둠....

만들고 나니 그럴싸하네요. 잘 베꼈어요 -










저질폰카로 찍어줄테닷!.jpg



이제 슬슬 퇴근해 볼까나....



Posted by hunti
,



지하철을 기다리며 난 또
생각에 젖어.
노래를 들으며 청승스런
노래를 들으며
말도 안되는
앞뒤도 안맞는
상념에 빠져들어.
붙잡아 끌어내리지 않으면 금세
날아가 버릴
가뜩이나 뻑뻑해진
요즘 머릿속으로 내려
앉아주지도 않을
생각들이
춤을 춰.
춤추던
먼젓생각들 스러지고
다음 생각
다음번 기억들
뒤이어 파고드는
또 다른 이야기들에
꽁무니 꽁무니를 물려
바쁘게
숨차게
점.
멸.
해.
.......

얼마나 지났을까
귓속
노래는 멎고, 돌연한
벨소리
지하철이
닥쳐.

또 짧은
무의미가 끝나지. 아니
시작되지.     ----#




Posted by hu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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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요즘 시 2010. 9. 17. 17:30


잡았던 끈을 놓는 순간
내 몸은
곤두박질 치리라, 곤두박질 하듯
하늘로 치솟으리라
묶였던 끈 풀어
놓는 순간

하늘로 곤두박질 하듯
쏘아져
날아가리라  ----#




Posted by hunti
,

발가락

글/요즘 시 2010. 9. 17. 17:29


더운 여름 내내 팔자펴고 개긴 것은
되바라진 발가락들 뿐이네
오만한 대가리들 뻗쳐들고
아래바닥에서
살아있음을 힘차게 부르짖고
있었나
뜨거운 먼지 맡아가면서 말이지  ----#




Posted by hunti
,

글/요즘 시 2010. 9. 17. 17:27



내 가슴 속에 비 한 줄 내리네
언제였을까
빗방울처럼 가볍게
음률
흐르던 때는.
멈춰버렸던 때는.
내 마음 속

빗방울
흘러 스러지네  ----#




Posted by hunti
,

글/요즘 시 2010. 9. 17. 17:27


혹여 우리가 숲을 떠나온 것은 아니더냐
키 큰 갈대 사이를 지나
무릎 아래 시린 물살에 몸서리하며
우리는
우리의 숲을 떠나버린 것이냐
되돌아갈 리 없는 이 길
그래,
눈 앞은 또 어떤 숲인가
물길로, 들길로
길은 하염없이 뻗는다
나는 얼마나
많은 숲을 버려왔느냐
내 앞엔
얼마나 숲이 있느냐.
텀벙거리며,
이제야

생각에 잠겨드느냐  ----#
Posted by hunti
,


어항 속은
먹먹하다
나 여기
갇혔다  ----#




Posted by hunti
,

모기

글/요즘 시 2010. 9. 17. 17:25


잠시 바라본다
저것, 생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떠도는 죽은 생각들, 더러는
묻혀 죽은 것들
생명이라 부르지 않는다
숨결도 느껴지지 않는
숨결도 없는.

짧은 순간 공중을 후려
압사시킨다
손가락 사이 모기
으깨어져 있다. 정말
아무렇지 않다  ----#




Posted by hu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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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구역질

글/요즘 시 2010. 9. 17. 17:25


모든 사람이 선인이 될 수는 없으니
그 중에서
내가 악인이었으면 한다
수많은 깔린 자들에게
황홀한
유혹을 주라

선인을 사랑하고 싶지 않다  ----#




Posted by hu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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