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주 전 통화 : "선생님!" "어, 동언이가? 왠일이고?" "헤헤, 선생님 더운데 별고 없으신가 해서예-" "별일없다" "근데 선생님, 혹시 책 보내셨습니꺼?" "어? 보냈는데? 아직 안받았드나?" "아우, 우체국에서 또 사고칬나보네... 선생님, 책 못받았는데예" "그래? 그럼 다시 보내조야겠네. 등기로 보내주야겠다" "헤헤 선생님 고맙습니더. 책보내주시라꼬 전화드린 거는 아인데~ 뭐, 부탁드맀으모 하는 것도 있고....." "와? 니 결혼하나?" "어? 선생님 어떻게 아셨습니꺼?" "주례 서달라꼬?" "어?어? 선생님 어떻게 아셨습니꺼??" "흐흐흐~"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잖습니꺼, 제 장가는 선생님이 보내주셔야 된다꼬예 ㅎㅎ" (이하생략) 이렇게 오랜만에 선생님을 뵈었습니다. 마침 서울의 아들들을 보시러 와 계시다는 말씀에 바로 뵐 수 있었습니다. 원래 쪼그마하시던 몸집이 왠지 더 줄어든 듯하고, M자로 벗어진 머리는 이제 흰머리가 많이 덮였습니다만 예의 거침없으신 몸놀림과 카랑카랑한 음성은 여전하셨습니다. 맛있는 거 사드리겠다고 말씀드려도 끝내 양재동 골목의 허름한 낙지구이집으로 들어가신 선생님은, 기분이 좋으신지 소주 한 잔과 더불어 끊임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십니다. 학교이야기, 시인모임 이야기, 아들이야기, 손주이야기...... 그리고 노년의 프로젝트인 밀양의 과수원 이야기까지 - 내년 늦은 봄엔 저도 매실이랑, 살구를 한가득 얻어갈 수 있겠습니다 ㅎㅎㅎㅎ - 제가 내내 꿈꿔왔던, 결혼식 주례를 선생님이 서시는 장면을 올해 가을엔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십수년 전의 고등학교 국어교실로 돌아가서 또 한 번의 재미난 수업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오늘 집에 도착해 보니 드디어 책이 도착했습니다. 시조시인이신 선생님의 글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보겠다는 기쁨에 얼른 뜯어보았습니다. 한 권은 수필집, 또 한 권은 퇴임기념문집..... 아니 그럼 그 때 이후로 시집은 아직 더 안내신 건가...? 내일 여쭈어야겠습니다. 얼른 시를 쓰시라고 ㅎㅎ.... 어쨌든 간에 내일부터 한동안 지하철 속에서는 계속 이 책들을 손에 들고 있을 듯 합니다. ㅎㅎㅎ~ |
'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263건
- 2008.08.13 선생님의 책을 받았습니다.
- 2008.08.12 배트맨 다크나이트
- 2008.08.03 순이? 써니?
- 2008.04.01 제 뉴건담입니다.
- 2008.03.19 [오랜만에 시사회] '숙명' 보고 왔습니다
- 2008.02.25 [그시절] 졸업하던 날.
- 2008.02.17 [감상&프라] 오늘 한 일 -
- 2008.02.03 [늦은밤] 듀나미스 조립
- 2008.01.27 유니온 플래그 커스텀 그라함기 ~
- 2008.01.17 아스트레아 - 대애충대충 설렁설렁 -
분위기에 편승하여, 저도 저번주 토요일에 다크나이트를 봤었더랩니다.
용산 어느 극장 아이맥스~
우리형 사람 됐습니다.
지꺼, 형수꺼, 제꺼, 제여친꺼 이렇게 넉장을 일찌감치 예매해놓고는 같이 보자는 센스 -
옛날에는 그렇게 때리고 갈구더니만 역시 세월이 인간을 만드나 봅니다 ㅎㅎ
어쨌든 밤 12시가 훨씬 넘은 시각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재밌게 2시간 30분여를 보냈습니다.
좀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별 지루함 없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맥스라 그런지 화면은 그런대로 크더라구요... (말투가 왜....?)
영화 촬영 때부터 아이맥스용으로 찍은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듯 해 보였구요 -
모든 장면을 아이맥스로 찍은 건 아닌 것 같고 중요 장면이나 액션신에는 어김없이
아이맥스 화면이 펼쳐지더라구요.
근데 이상했던 건 아이맥스 장면에서, 화면이 옆으로 벌어지는 게 아니라 아래위로
벌어졌다는 사실. 덕분에 예의 장면이 될 때마다 저는 앞자리의 대두커플에게
눈을 흘겨댔었다는......
저 개인적으로는 화면의 임팩트보다 귀를 긁어대는 카랑카랑한 음향효과에 오히려
넋을 잃었습니다. 배트모빌이 달릴 때... 총을 난사할 때......
흥미진진한 시간이 지나고 목을 축이러 호프집에 들렀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남녀 두쌍. 파릇파릇합니다그려....
근데 좀 있으니까 고성이 오갑니다.
가만히 들어봤습니다.
"야 이 색히야, 그러니까 니가 87이 아니고 89라는 거잖아"
"말해봐, 87이야 89야? 응? 이 엑스엑스엑스엑스야!"
결국은 맥주잔 몇 개 깨져 나가고 난리부르스로 사태는 접어듭니다.
술을 마시던 우리 네 명은.....
그저 씁쓸히 웃을 수밖에요. 87, 89년생들이 나이가지고 싸우는데 우리가
뭔 할 말이 있겠습니까허허 -
근데 가만 지켜보고 있으니 어쩐지 영화보다 더 재밌다는 생각도 들었다는.......
(이 뒤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만 영화 자체에 대한 스포일러는
될 수 있으므로 알아서들......)
<조커가 떠난 고담시엔 무엇이 남을까......>
새롭게 시작하는 배트맨 연대기의 제 2탄....
영화는 전적으로 조커 역을 맡은 히스레저의 정말 걸출한 연기에 큰 덕을 입은 듯 합니다.
(물론 감독의 뛰어난 연출도 한 몫 했겠습니다만 일단 논외로 치고-)
새롭게 '창조'되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조커의 캐릭터.
구부정한 듯 하면서도 삐딱한 어깨선과
시종일관 묵직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시선, 더욱이 괴로운듯 입술을 연방 훑어대는
혓바닥은 한마디로 압권이었습니다.
히스레저가 이 영화를 찍은 후 죽어버렸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사전에 앎으로써
조커라는 역할에 대해 더욱 기괴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펄떡펄떡 살아숨쉬는 조커에 비해 메인 히어로인 배트맨은 비교적 평면적인 캐릭터를
선보입니다. 뭐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충분히,
[모범적]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게 제 입장에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고담시를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자기 한몸을 바치겠다고 결의하는 배트맨은
솔직히 끌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배트맨은 그 망토 속에 빛과 어둠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했거든요.
그런 선악의 미묘한 공존이 배트맨의 독특한 색채를 완성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배트맨 시리즈 (영화) 중 팀버튼의 두번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펭귄맨, 배트맨, 캣우먼 모두 내면에 복잡미묘한 뒤틀림을 지니고 있고, 그것들이
서로 뒤엉켜서 독특한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뭐 어쨌든 이번 영화의 배트맨은 참으로 바람직한 사회성을 지닌 모범생 같았습니다.
하긴 모든 악이 조커에게로 집중되었으니.......
근데..... 이제 히스레저도 죽어버렸고, 다음 영화에 조커가 재등장할 확률은 굉장히
엄청나게 줄어들어 버린 상황에서 배트맨은 뭘 보여줄 수 있을까요?
선의 끝자락에 배트맨이 자리하고 있었다면 시소의 반대쪽 끝을 조커가 자리잡아 서로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제 조커의 무게감을 누가 대신할 수 있으며, 완전한
포지티브 스피릿을 지녀버리게 된 배트맨은 이제 어느 위치에서 균형을 맞추게 될까요?
과연 배트맨은 다음 영화에서 어떤 캐릭터를 선보일 것인지. 선보일 수 있을 것인지.....
조커가 떠난 고담시는 의외로 많이 허전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국도를 공격하는 겁니다.
.... 아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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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8.12 - 2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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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신'으로 승격된 수애의 [님은 먼곳에]를 보고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찜찜했습니다.
순이는 왜 써니가 되었을까요?
남편 만나러?
노래하러?
......
영화주간지의 영화평들은 거의 좋은 쪽이네요.
오늘 제가 기분이 후덥지근해서 그런가....?
.......
원래.... 좀 그런 게 있습니다.
당초에, 어떤 목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한참 달리다보니까 얼래, 달리는 그 자체가 재밌는 겁니다.
애초에 가졌던(대부분 강요에 의한 것이지요, 이런 목표들은...) 목표보다 더 그럴듯하고 삶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목표가 새로 생겨나기도 하고 -
-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남편 만나러 월남에 가고, 그러기 위해 밴드에 들어가서 노래를 부른다는 설정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친다면 제 글에 스포일러는 없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
이 영화에서도 두 개의 목표와 당위성이 발생하고, 그 두 축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그 둘 사이의 뭐 밀고당김이라고 해야 하나, 겯고틀기라고 해야 하나.... 뭐 그런 가슴속으로 찌르고 들어오는 그런 게 없었다는 거지요.
변죽만 울리다가 만다고 해야 하나..... 조금만 더 레벨을 끌어올리면 좋았을 그런 영화......?
......
수애는 정말 이뻤습니다.
몸매도 죽이고.
티없이 깨끗한 마스크도 죽이고.
폐부를 파고드는 나즈막한 보이스도 죽이고.
역시 제가 예전부터 수애 팬인 이유가 있다니까요.
근데
수애는 이영화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건지.....
영화에서 여러 번 나오는 클로즈업 장면속의 수애는 항상 진지했지만, 그 진지함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었습니다.
특히.... 영화를 보는 중간에 '어, 이게 뭐야?' 하는 부분도 있었고....
아, 궁금한 것.
순이는 써니가 되어서 야하게 차려입고 몸을 흔들며 노래할 때
즐거웠을까요?
전 즐거웠어야 한다고 내내 생각하며 영화를 봤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영화 재밌게는 봤는데
좀 찜찜하네요. 쳇-
요약 1) 혼자 영화를 봐서 흥이 안났어요 쳇-
요약 2) 날씨가 더워서 지랄같았어요 쳇-
요약 3) 이것저것 할인제도 다 긁어모으고도 4,000원이나 냈어요 쳇-
요약 4) 초반에 음향이 신경을 거슬렸어요 쳇-
요약 5) 건베에 땡기는 물건이 없었어요 쳇-
요약 6) 사이다를 괜히 마셨나, 중반 이후부터 오줌마려워서.... 쳇-
요약 7) 어제 파마했는데 오늘까지 감지 말라고 해서 잠덜깬 거지처럼 하고 다녔어요 쳇-
요약 8) 느글느글한 미제놈이 역겨웠어요 쳇- (어디 누굴 감히.....)
요약 9) 실컷 놀았으니 인제부터 일해야 해요 쳇-
요약 10) ..... 죄송합니다 ~
끝.
질문) 써니는 남편의 수색을 부탁하기 위해 정말 미군장교에게 몸을 팔았을까요?
그냥 "말 잘해서" 일이 성사된 건 아니었겠죠??
....... 으음.... 기분 정말 안좋아.....
쳇!쳇!쳇!쳇!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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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8.03 - 21:25 |
LAST UPDATE: 2008.08.03 - 21:28 |
..... 보이시죠??
꺼내기 힘들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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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4.01 - 0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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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옮기기 전 마케팅업무에 발을 들여놓을락말락했던 영화. 하도 오래 질질 끌어서 끝내는 제가 회사 옮길 때까지도 개봉일정을 못잡았던 영화.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팀장이 요즘 매일 "참선하는 기분"으로 힘겹게 업무를 진행한다는 영화. 그러고도 결과가 너무 겁나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고 하는........ 그 영화를 오늘 보고 왔습니다. 사실 그리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초반기에 잠깐 관여할 뻔 했었다는 인연으로...... 표가 넉 장 나왔습니다. 달롱넷에 잠시 이벤트를 걸 수도 있었지만 그냥 친구 한놈만 끌고 가서 봤습니다. 권상우씨랑, 송승헌씨가 무대인사를 왔더라구요. 젊은 여자애들 난리치고, 앞자리를 차지한 일본 아줌마들도 환호하고...... 서울극장은 참 로비가 좁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기도 하고....... 좌석공간의 기울기도 낮아서 앞사람 머리가 가릴려고 하기도 하고....... 연기력 좀 되는 [김인권]이라는 배우가 뽕쟁이로 나와서 (이건 공개된 내용이므로 스포일러 아님) 충분히 재능을 발휘하고....... S본부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의 찌질한 바람둥이 아저씨도 나오고....... 거기에그저예쁘장하기만한박한별과두눈에후까시를아직도버리지못하는송승헌과이영화가동갑내기과외하기라고착각하고있는권상우 가 나옵니다. 그리고, 연기가미흡한배우들모아놨으면시나리오로라도제대로받쳐주거나아니면졸라열심히가르쳐서라도제대로화면만들었어야했던김해곤감독님 도 있습니다. 아 또..... 어중이떠중이처럼영화에둥둥뜨는양념역할을하느라심신이힘들었을몇명의알려지지않은배우들 도 있었네요. --------------------------------------------------------------- 관객들은 권상우가 대사만 치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제 친구는 연신 '뭐라카노? 뭐라카노?'를 연발해서 시나리오라도 봤던 제가 권상우의 대사를 다시 또박또박 읊어주기도 했습니다. 송승헌은 몇 줄 안되는 나레이션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할 뿐 아니라 시시때때로 표면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했다 하더라도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시나리오가 개판이었거나....... 박한별은..... 패스입니다. 김인권은, 기대한 만큼 괜찮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캐릭터 자체가 강렬했던 만큼 쉬운 역할일수도 있었겠지만, 시나리오상의 캐릭터를 나름대로 체화하여 연기에서 표현했던 거의 유일한 배우였던 것 같습니다. 지성. 말수도 별로 없고 분량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난했습니다. 달리 생각해, 괜찮은 연기였었다고 볼 수도..... 극중에 어떤 '보스'로 나오는 한 배우. 음성도 좋고 떡대도 좋고 인상도 괜찮은데 제길, 대사에 캐릭터를 싣지 못합니다. 그냥 쭈욱~ 갑니다. 잘했으면 괜찮았을 캐릭터를 스스로 알아서 말아먹습니다 ㅠㅠ 액션신은, 찍느라 고생은 했겠습니다. 폼잡지 않은, 날것의 화면들은 일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듯 합니다. 다만, 조명이 좀 더 유려했더라면...... 아직도 얼마전에 보았던 [추격자]의 '빛나는' 조명이 생각납니다. 마지막 장면. 일본의 그분들을 위한 것이 분명한 서비스샷이 나옵니다. 감독님, 그런 자잘한 거 신경 좀 덜쓰고 큰 고기 잡는 데 몰두하시지...... --------------------------------------------------------------- 어쨌든..... 지루하게 끌었던 한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앞에 두었습니다. 어차피, 저와 관계가 없는 영화가 되었으니 별 감흥은 없(는게 맞는 것이겠)지만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사회였습니다. (시사회표를 준 예의 프로모션 팀장이 "공개적으로 까는 것은 조금 천천히 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하여 정방에 글을 올립니다. 그 팀장에게는 "다음에 좋은 작품 할 기회가 오겠죠" 하며 위로(!)했습니다.) (혹시..... 혹시....... 송승헌씨나 권상우씨나 박한별씨 열혈팬 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죄송~ 하지만 저도 힘들었단 말입니다ㅠㅠ) (음...... 송승헌씨 권상우씨 멋있는 얼굴은 많이많이 나옵니다. 팬이시라면 보시러 가는 것도 좋을 수도 있을 수도.......) 아우, 이제 그만.... 안녕히들 주무세요 - ........... 니들은, 운동만 하냐? |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학교에 오지 마시라' 했다.
옷장을 열어 입고 갈 옷을 골랐다. 터틀넥에
재킷.
굳이 양복을 맞출 분위기가 아니었으므로
딱히 더 차려입을 옷도 없는 셈이다.
학교엔, 이미 떠들썩한 분위기.
모여서 낄낄대고, 장난치고, 인사 나누고...
그동안 퍽이나 때리고, 맞고, 반항하고, 감싸주느라
알게모르게 깊은 정이 든
선생님들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아는 많은 얼굴들.
누군가는 세상을 모두 가진 듯한 환한 얼굴이고
또 누군가는 이미 나누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긴 듯한
여유가 가득한 표정.....
물론 저 어디엔
그저 조용히 어색한 웃음만 지어보고 있는 이들도 있다.
나는,
크게 웃는다.
애들에게 몸을 부딪쳐 격한 장난을 걸기도 하고,
선생님에게 짐짓 버릇없는 농을 걸기도 한다.
조용히 어색한 웃음 짓는 따위의 것은
참으로 '가오 안서는' 행동이므로.
졸업식 행사...
학생 대표로 나선 학생회장의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은 뒷모습이 의젓하다.
'나와 비슷한 성적이었는데...'
'운이란 게 있긴 한가보다...'
분명히
입시에 성공했기 때문에 그놈의 뒷모습은 더 훤칠했을 것이었다.
이제 형식적인,
그러나 결정적인 공식행사가 모두 끝나고,
나는 이제 교문을 나서면 된다.
달리 말해, 이제 딱히 가야 할 곳이 없어진 셈이다.
짧은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실패.
대입낙방자로서의 인식.
부정하려 해도
졸업식은 그것을
가장 치명적인 방식으로 구체화하는 자리였다.
.....
그래도
이 정도면 잘 해낸 셈.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지도 않고
차분히
잘 치러내었다.
게다가 다행히 아무도
내게 곤란한 질문을 하지 않아 주어서 괜찮았다.
이제 조용히 교문을 나서야지.
발길을 천천히 돌린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와
어깨에 부딪혀 터지는 달걀 하나.
돌아보니
동아리 후배녀석들이다.
악독하던 선배 이제 간다고 단단히 별렀는지
양손에 밀가루, 달걀.....
순간 정신없이 도망치고,
쫓아오고....
얼마간의 시끌시끌한 시간이 흐른 후,
화장실 세면대에서
머리의 밀가루를 털어내고
옷자락의 달걀을 닦아내다
잠시 울컥- 한다.
"에이씨팔 개자식들!"
"나쁜 새끼들!"
......
그리고는,
이내
가슴이 풀어진다.
가슴이 꽉 막혀있던 오전 내내
생각으로만 "괜찮"았던
가슴이
"생각보다는 좀 더" 괜찮아 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선물.
잠시동안
선 채로
소박한 나름의 [행사]를 치러 준
그놈들에게
감사를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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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렇지 도대체 뭐냐, 이색히들은....!!
아침에 간만에 일찍 일어나서 요즘 화제인 [추격자]를 보고 왔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치통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지 못할까 걱정했었지만,
의외로 굉장히 몰입해서 재밌게 봤습니다.
뛰어난 배우들을 만난 감독이나, 발군의 연출력을 지닌 감독을 만난 배우들이나 모두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면빨을 제대로 살린 조명도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생각됩니다.
보는 내내 쉴 틈 없이 긴장을 한 탓인지
보고 나오는 길이 제법 피곤했습니다. (치통 탓이었나...?)
집에 와서는 오래간만에 프라 한놈 뚝딱 해치웠습니다.
이놈은 아무래도 먹선을 넣는 것이 좋겠죠?
앞으로 남은 일정은.... 밥먹고 TV보다 일찍 자는 겁니다.
모두들 남은 휴일 잘 보내시길.....
(디오, 한등빨 하긴 하네요~)
감기 기운으로, 집에 오자마자 약 털어넣고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밤.
눈 껌벅이고 있다가.....
11시 30분 넘어 주섬주섬 봉지 하나 뜯었습니다.
욕심 안부리고 대강대강 만드니 왠걸, 1시도 채 되기 전에 조립이 끝나네요.
킷이 발전한건지, 제 속도가 빨라진건지 -
역시 머릿속이 복잡할 때 제일 좋은 건 다른 뭔가에 집중하는 건가 봅니다.
머릿속이 이제야 좀 덜 아픕니다...
요즘은 킷 만들고 나서 그냥 사진으로 증거를 남겨두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니퍼로 똑똑 끊어서 아귀에 맞게 붙여놓기만 한 [대충조립] 수준입니다만요 ㅎㅎ
다들 편안한 토요일 밤 되시길......
생각보다 못생긴 것 같아요. ㅠㅠ
글고, 남자는 하체에서 힘이 나오는 것인디......
일단 사진만 찍고 봉인......
제대로 다듬지도 않으며 정말 대충 만들었습니다.
저렇게 만들어놔도 눈찡그리고 자세히 보지만 않는다면 그런대로 예쁩니다.
먹선은, 잘 넣지도 못하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서 아주 최소한의 수준으로 표시만 냈습니다.
몸집이 다부진 게 엑시아와는 또다른 느낌이네요 ㅎㅎ
두 놈 나란히 세워놓으면 볼만하겠어요 -
언제 한 번 날잡아서 나머지 부품-무기-도 만들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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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1.17 - 0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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