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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8 전우치 - 4D
- 2009.12.21 아바타프로그램은.....
- 2009.12.20 이틀연속 [아바타] 관람.....
- 2009.12.15 학생시절...
- 2009.12.09 유니콘 왔어염 -
- 2009.12.02 비둘기살
- 2009.11.30 홍대 모처에서 -
- 2009.11.23 굿모닝 프레지던트
- 2009.11.17 고1때 미팅
성탄절, 금요일 낮에 4D로 [전우치]를 봤습니다.
4D라는 게 화면 영상에 따라서 의자 들썩거리고 바람 픽픽, 종아리 찰싹찰싹
때에 따라서는 물까지 찍 뿌리는...
3D를 넘어서 D가 하나 더 있다고 4D라고 하는 모양인데
이거 뭐 콩글리쉬 같기도 하고 뭐 그렇지요 ㅎㅎ
아무튼,
영화로는 처음 경험하는 4D라서, 기대가 컸습니다.
과연 어떻게 연출될까?
주로 전시아이템에나 쓰이던 4D가 2시간이 넘는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소화할까..?
영등포에 있는 극장에서 4D로 상영하는 걸 봤는데요,
아우,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완전 썩었습니다.
이야기에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전우치]가 다양한 액션이 가미된 영화인지라
때에 따라 적절히 효과가 들어가긴 했습니다.
휘익- 날아갈 땐 의자가 쑤욱 올라갔다 내려가고
달리는 장면에선 덜컹덜컹,
바람도 쉬익 불고
특히 등장인물이 맞거나 처박히는 장면 같은 데선
뭔가가 등을 찰싹 때려주기도 합니다.
근데 좀 지랄같은 게,
물도 서너 차례 뿌려주는데 이게 딱 얼굴 정면에다 찍하고 싸는 바람에
물 뿌릴 때마다 안경을 닦아줘야 한다는...
나중엔 짜증나서
"아우 진짜!!"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
어쨌든간에,
그런대로 신경 좀 쓴, (모자라나마)주어진 소스를 최대한 활용한
4D 연출이었습니다만
그런 효과들이 오히려
스토리에 몰입하는 것을 상당히 방해하는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영화 속에 빠져들려면 스크린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이 느껴지지 않아야 되는데
이건 뭐, 중요장면마다 의자 들썩거리고
등 찰싹 때리면서
의식을 현실공간으로 불러들이니....
여러 효과들이, 말하자면
[야아 신기하다] [재밌다] 수준의 반응에 그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4D연출 자체가 허접해서 못봐주겠다는 건 아니구요,
4D연출에 특화된 영상연출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롤러코스터를 탄다든가
시점이 1인칭으로 전개된다는가...
관객이 관찰자의 시점을 벗어나 직접 내러티브 속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죠 -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좀 더 적절한 영화가 나오면
4D상영관을 또 이용해 볼 생각입니다.
두시간짜리 놀이시설을 사용하는 데 14,000원이라면
그리 비싼 건 아닐 듯 합니다 ㅎㅎ
아, 한 가지 -
그런 효과도 있습니다.
스크린 속에서의 조명이 영화관의 천장까지 이어지는....
그건 제법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순간 영상 속의 공간이 현실공간과 겹쳐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
4D,
한번쯤은 이용해 보시는 것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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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우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는 해야 겠는데요,
괜찮습니다.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등장인물들을 고르게 받쳐주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두시간 내내 주인공만 살아 날뛰는 영화는
너무 성의없어 보여요 -
거의 모든 배우들이 검증된 분들이라서,
각자의 역할을 적절하게 잘 이끌어나가는 부분도 점수를 줄 만 합니다.
특히, 전우치 역의 강동원이
의외로 꽤 잘 어울립니다.
광고에 나오는,
분신술을 써서 싸우는 장면도 대역 같은 거 없이 (수정 : 일부 대역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직접 수십 번을 거듭해서 촬영했다고 하니
노력에 대한 점수도 후하게 줘야 할 듯 합니다.
동양적인, 그리고 신선틱(?)한 액션연출도
영화 분위기를 잘 살려줍니다.
뒷이야기에 따르면 액션연출을 맡은 정 모 감독은
"몸과 몸이 부딪치는" 액션을 원했으나
감독이 "신선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액션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괜찮게 나왔다'는 생각입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먼저, 구성.
최동훈 감독의 전작인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은
감독을 '이야기꾼'으로 불리게 할 만큼
발군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줍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미덕이 빛을 발하지 못합니다.
앞뒤 합이 맞아떨어지는 설정과 구성,
아기자기한 잔재미를 주는 스토리....
이런 것들이, 뭐 평균에 못미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동훈 감독의 네임밸류를 생각하면
'상당한'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구성 면에서도...
영화를 보면
막판에 돈이 떨어졌나? 아님 시간에 쫓겼나? 싶을 정도로
클라이맥스가 허접(^^;;)하네요.
뭐 이건 직접 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
자세한 언급은 하기 뭣하고....
전체적으로.....
범작은 뛰어넘는 수준이지만
감독에 대한 기대는 초큼 저버린 영화라 하겠습니다.
(배우들이 살렸어.... 강동원이 영화 살렸어.... )
(4D상영관, 이렇게 생겼습니다. 4조씩 엮인 의자들 사이사이에 콘트롤러가 있는 것 같아요-)
영화에서 줄거리를 이끄는 중요한 장치로 [아바타 프로그램]이 나오잖아요 -
이게이게 쫌 수상합니다.
특정 인간의 유전자에 맞게 배양된 '나비족' 신체에
대상자가 접속해서 나비족 마을로 들어가는....
처음엔 이게,
'아아, 나비족이 모르게 [잠입]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다 보니 그게 아니란 거죠.
인간이 접속한 아바타들은 그들이 아바타임을 숨기지 않습니다.
흡사 아프리카에서 활동했던 백인 선교사의 입장에서
지구 언어도 가르치고,
여러 가지 [개화된 문명]도 전파하고....
정말 겨우 그걸 위해서 [아바타 프로그램]을 개발한 거야?
아바타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외계인의 DNA를 완벽히 분석하고
그걸 인간에 맞게 조정해서
또 배양시키고 (사실 이거 진짜 어려운 거 아닌가? 쥬라기공원도 아니고...)
원거리 접속해서 자유롭게 운용 가능하도록 만들고...
딱 봐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엄청나게 기술력과 시간과 돈이 깨지는
장난아닌 프로젝트란 말입니다.
그럼 나비족과 닮은 아바타로 그들과 접촉해서 유리한 점 -
- 자유롭게 숨쉴 수 있다.
: 마스크 쓰면 되잖아요. 마스크도 완전 신형이두만....
-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 설마 정말 이 이유 때문은 아닐 테고....
- 나비족과의 친화에 적합하다
: 지금으로서는 가장 큰 이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보니까 나비족이 인간들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굳이 감정상의 친근감을
위해서 이런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해야만 하는 건지...
: 해병대 대장이 주인공에게 내린,
'그들의 신뢰를 얻어서 뭔가를 빼와라'는 오더는 사실 비교적 지엽적인,
아바타 프로그램의 원래 목적은 아닌 그런 것 같고...
한마디로 말해, 막대한 투자의 근거가 될 만한 결정적인 이점은 없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아바타 프로그램은
[돈X랄]인 겁니다.
새로운 일거리에 목말라하는 과학자 무리를 앞세워
글로벌 바이오산업체와 결탁한
모종의 경제음모....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약간의 떡밥과
그에 걸맞는, 그러나 완전한 이해는 애시당초 불가한 과학적 이론 몇 가지
그리고 적절한 선전을 통해
향후 10년을 우려먹을 수 있는
거대자본 개발 아이템이 현실화되는 것입니다.
이른바 [죽어가는 행성] 지구에서는 여전히
부의 집중과 재배치만이 존재하는 [제로섬 게임]이 한창인 것이지요.
제임스카메룬 감독이 진정 말하고 싶었던 것은
"숲은 소중한 것이여" 식의 시시껄렁한 자연보호가 아닌
작금과,
나아가 먼 미래에도 여전히 쳇바퀴 속을 헤매고 있을 지구상의
암담한 머니게임의 현실이 아닐까요??
...... 뭐, 아님 말고...
(아이맥스3D로 또 봐야쥐~)
어쩌다가 아바타를 12시간 간격으로 연달아 보게 되었습니다. 첫번째는, 어제 저녁 영등포CGV 스타리움관에서 디지털 3D로 봤구요, 두번째는 오늘 아침 광명CGV에서 아날로그(2D)로 봤습니다. 먼저 3D로 보면서, 화면이 많이 어둡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안경을 벗었을 때와 썼을 때는 밝기 차이가 상당히 심했습니다. 그에 따라 디테일을 구현하는 것에도 큰 차이를 보였구요. 아마, 제가 갔던 영화관의 안경이 너무 어둡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에 CGV로고까지 박아서 새로 만든 모양이던데, 계속 그 안경을 사용하는 거라면 앞으로는 CGV에서의 3D관람은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할 듯 합니다. 화면의 명도 조절로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안경을 쓰지 않고 보는 화면은 어떨까? 그런 궁금증을 바로 해결하고자 오늘 아침 집 근처의 영화관으로 조조영화 관람을 감행했습니다. 그것도 아날로그, 2D로... 8시부터 시작인데, 깨어보니 벌써 9시. 눈꼽만 떼고 날라가서 앉으니 9시 15분. 거의 절반 가까이 날린 셈이지만 뭐, 전체를 꼭 다 봐야 한다는 법도 없고 또 클라이맥스는 뒤에 있으니까... 화면. 확실히 밝았습니다. 그 때문에 3D에서는 보지 못했던 많은 디테일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숲 속 나비족 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 숲 저쪽에 나비족 전사들이 어떤 자세로 서 있는지 주인공이 어디에 상처가 났는지 티팬티가 정확하게 어떻게 생겼는지 여자주인공의 젖꼭지가 확실하게 가리는지, 가리지 않는지 등등... 특히, 3D 이미지로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던 밀림의 형태가 2D에서는 제대로 파악이 되더라구요. 라인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건물이나 사람들은 3D 구현이 잘 되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숲이나 나무 등의 구현은 아직 완벽하지 못한 게 현실인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는 굳이 3D가 아니더라도 비주얼 그 자체로 높은 완성도를 지닙니다. 영화 스토리와 캐릭터에 착 달라붙게 구성된 이미지들은 관람객이 단번에 몰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감독의 반골(?) 기질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야만적이고 괴상한 외계인]의 편에 서서 [인간들]이 짓밟히고 피흘리는 장면에 통쾌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2D 버전을 관람하면서, 그래도 3D로 구현된 캐릭터들이 역시 훨씬 강력한 감정이입을 끌어낸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확실히, 숲은 살아 숨쉬고 있었고 캐릭터들은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화면만 좀 더 밝았더라면... ㅠㅠ 한 번 보실 거라면 역시 3D버전을, 두 번 보실 거라면 2D버전도 봐 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한 가지 변수가 있는데요, 듣기로, 아이맥스는 일반 상영관보다 밝기가 강하다고 하니 거기서도 한 번 봐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아이맥스 3D관람 + 2D버전 관람]의 조합도 괜찮겠습니다. 전 한 1,2주 있다가 아이맥스 3D관에서 한 번 더 볼라구요 ㅎㅎ 아이맥스 보신 분, 화면이 어땠었나요...? ( 감각적으로 판단해서 얼추 이정도 차이....?? ) |
정말 그랬었습니다.
방과 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우르르 몰려간 보수동 책방골목 근처 중국집의
2층 맨끝 쪽방은 항상 우리들을 위해 비워져 있었습니다.
3학년 선배... 2학년 선배... 그 끝에 우리가 자리를 잡고 나면
스르륵 미닫이문이 반쯤 열리고,
주인아저씨의 손을 통해 까만 비닐봉다리의 소주 예닐곱 병이 들이밀어졌습니다.
2학년은 짜장면 또는 우동,
1학년은 짬뽕 또는 볶음밥.
그래도 동생들이라고, 우리에게 조금 더 비싼 음식이 으레 배정되곤 했었습니다.
그 외로 짬뽕국물, 군만두.
조금씩 나눠마실 소주에 딱 좋은 안주.
한 순배씩 술잔이 돌고 나면 곧, 자욱하게 담배연기들이 피어올랐습니다.
지금 다시 기억한다면 정말 얼굴 붉어질 정도로 유치했을 이야기들, 고민들...
하지만 당시엔 까마득하게 멀고 높게만 느껴지던 이야기들이
선배들의 입에서 입으로 유영하듯 떠다녔습니다.
면발과 국물, 점점이 흘린 소주자국으로 이미 더러워진 앉은뱅이탁자 아래에서는
여전히, 때묻은 양말 속 발가락들이 고물거렸습니다.
일어나 줄지어 서서 춤도 췄었더랬습니다.
어색한 율동에 서로 박장대소하며 금세 앉아버리긴 했지만요.
한 두 차례 더, 소주병들이 미닫이문 틈으로 들어오고,
데워져 나온 국물처럼
각자의 얼굴들도 점덤 불콰해져 갈 즈음
슬그머니 자리를 비웠다 한참만에 서늘한 바깥공기를 안고 돌아온
한 선배의 손에는
술값으로 충당할 만원짜리 지폐 몇 장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반지 맡겼지 뭐. 저어기 밑에 그 전당포, 진짜 짜게 쳐주데. 씨X"
........
몇 년 전, 이제는 이방인이 된 듯 스쳐지나다 본 그곳은,
아직 그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2층 쪽방은 그대로 여전한지
그리로 몰래 숨어드는 더운 청춘들이
아직도 여전한지는
이제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 중국집의 이름은
'옥생관'
이었습니다.
.......
(뭐.... 현실은, 학생때부터 몰려다니며 술처먹고 담배핀 싹수노란 색히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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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15 - 15: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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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왔다.
택배다. 아아.....
아직은 오면 안되었다. 아니, 당초에 목적지를
집으로 해놓는 게 아니었다.
와이프가,
퇴근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회사에서 저녁을 먹어야 할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바로 그저께
드디어 엥꼬난 지갑을 보이며 와이프에게
카드값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그것도 많이.
에이치지유씨 유니콘 2마리에 잡지책 한권과 그보다 두꺼운 부록.
박스도 제법 클 것이다.
와이프는 그게 아마 PG박스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미
활시위는 떠났다.
저녁, 문자가 왔다.
"저녁 잘챙겨먹고, (감기초기니까) 일찍 들어와서 쉬어."
"....참, 건담 택배왔어"
음.....
쓰다 보니 재미가 없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죽지는 않았다.
건담택배박스? 그런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 뜯어보지도 않았다.
와이프 종아리 주물러주려다가 너무 속보이는 짓거리다 싶어서
관뒀다.
유니콘모드, 디스트로이모드 나란히 세워놓을 생각에
손가락이 근질근질한 거
참고 있다.
여자는 예쁘고 착한 게 최고다.
우리 와이프가 딱 그런 분이다. 진짜 진짜다.
..........
하지만 앞으로는 건담을 집으로 보내는 멍청한 짓 따위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 카드 빵꾸나면 그땐 진짜 방법이 없다.....
회식이라고자정훌쩍넘어얼근~히취해서들어온와이프
히죽히죽웃으며하는말 -
"야야아 ~ 오늘은 비둘기살 특히 더 맛있더라아하하하 ~"
............ -_-;;
...... 갈매기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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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 후우 -
일단 3층까지 오는 것에는 성공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옅은 포르말린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왼편으로 몸을 돌리면,
다시 왼편은 프라모델.... 오른편은 인형들....
당연하다는 듯 프라모델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와이프의 시선을
인형들 쪽으로 끌어야 한다.
"뭐 건담 하나 사줄까?"
(아니아니, 저언혀 필요없어-)
이윽고, 아내가 인형들 쪽으로 발을 옮긴다. 이때다!!
발소리도 나지 않는 속보로
카운터에 도착해서는 낮은 목소리로
"저기, 피지떠블오 예약 혹시 아직도 받나요?"
야호! 추가예약 받는댄다.
"예약할게요! 지금! 당장!"
"어.... 어떻게 하면 되죠?"
"저분한테 가서 예약하라구요? 아우 빨리 얘기해주시지"
"언넝언넝 종이 주세요"
"적는 칸 이게 다죠?"
"언넝언넝..."
......
"저, 혹시 제 뒤쪽에 젊은 여자 한 명 이리로 오고 있나요...?"
......
"혹시, 이쪽을 보고 있나요?"
......
(저 X됐나요...?)
"아유!! HG야 HG!!"
"조, 종이는 봐서 뭣하게?"
"어....음..... 배고프지 않냐??"
"쳇, 배째!! 배째!!"
와이프, 귀신이다.
날 보더니 바로,
"또 비싼 거 몰래 하나 살라나 보네-"
"HG는 개뿔, PG겠지-"
"한 삼십은 하나 보지-"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우리, 집에 가서 하다 만 카드정리 쫌 하자. 알겠지??"
-_-;;
뭐, 어쨌든, 그래도
예약은 성공....
(뭐, 12월 중순에 돈 안생기면 예약증서 달마 걸 수도 있는 일이지만 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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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30 - 18:37 |
LAST UPDATE: 2009.11.30 - 1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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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왜 난 어렸을 때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꾸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뭐, 사실 꼭 [대통령]이어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만,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을수록 꿈은 조금씩 사그러들어 점점 작아진다" 는 것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인생의 반 가까이 달려온 지금까지도 온전한 꿈을 간직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큰 꿈을 품었을 텐데요..... 지금이라도, 작아지고 모지라진 꿈들을 다시 그러모을 수 있는 걸까요...?? 찬바람 부니 또 잡생각에 빠집니다.... |
또 보고차 해남에 왔습니다.
오늘은 일찍 숙소 잡았습니다.
해남 인근에서 제일 시설 괜찮다는 [피X노 모텔].
아이 좋아라.....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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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저는 미팅을 거의 못해봤습니다.
친구들이 항상,
"니는 있다아이가" 하면서
저를 제외했기 때문에(!).
사실 저도 사귀는 애는 없었거든요.
뭐, 걔네들이 저 좋아서 쫓아다닌 거지
제가 뭐, 뭐,
마음 준 것도 아니니까...
하긴 그놈의 인기란 게 뭔지 그 시절엔
주변에 여자 끊일 날이 없었더랬지요. 진짜.
어쨌든,
고 1 때에 정말 간만에 미팅을 해 봤습니다.
땜빵으로.
휴일 점심때, 갑자기 친구놈이 전화해서는
대청공원으로 나오라고 -
'어허, 이 사람이...' 하며 못이기는 척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어허.......
상대측은,
바이킹 달밤....
(그당시 부산에, 바닷가에 있던 어느 학교를 저희들은 '바이킹'이라 불렀습니다)
('달밤'은 뭐.... 야간학교를 낮춰 부르는 말이었고....)
어쨌든,
"에이, 뭐어야-" 하면서도
일단 '공부만 하는' 애들이 아니란 점에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기대감.....
여자애들, 왔습니다.
강하게들 생겼습니다.
쌍쌍으로 찢겼습니다.
제 파트너, 더 강하게 생겼습니다.
전교 2통이랩니다.
.........
저 좋답니다.....
도대체왜저는이런무서운애들이따라다니는겁니까학교까지찾아오는스토커가있지를않나자기태권도공인3단이라며"나너좋으니까사귈래말래"하는애가있지를않나이번엔무림계를휘어잡는여전사라니..........
애가, 저 깊은 눈화장 속에 도대체 어떤 민낯이 숨어있는지 모를 정도로
참 어른스러웠습니다.
때릴까 봐
"우리 애프터는 없는거지?"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몇 주 후 대망의 학예전 기간,
예의 짙은 눈화장 바람으로 문예부 행사장에 쳐들어온 그애를
피할 수도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글씨보다 오자, 탈자가 더 많은 카드를 차마
거절할 수도 없었습니다.
................
다행스럽게도,
우려했던 뭐, [육탄공세]나 [폭력행사] 같은 건 없이
일방적 로맨스(?)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냥 조용히 사그러졌습니다.
한참 후 들려오는 풍문엔
학교를 접고
어디 저어 먼 지방으로 떠나버렸다고....
솔직히 더이상 귀찮은 일은 없어져서 다행스러웠지만
한편으로,
정해진 시나리오처럼 학창시절을 마감한 그 애에 대한 짠한 마음이랄까...
뭐 그런 게 한참 남아있었더랬지요.
이젠.....
이런 당황스런 이야깃거리도 더이상
생겨나지 않을 나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정작 생긴다면 더욱 곤란한 일이겠지요^^
뭐 그렇다구연 ㅋㅋ
(어우, 오늘은 일찍 자야지....)
요약 :
- 해남 또 왔어요 ㅠㅠ
- 전교2통녀에게 찍혀봤어요
- 이제 좋은 시절 다 갔어요엉엉 -